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화웨이와의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다시 스마트폰 1위…화웨이와 격차 확 벌렸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지난 8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반면 화웨이는 16% 점유율로 2위에 머물렀다. 이어 애플(12%), 샤오미(11%)가 3, 4위에 올랐다.

4월 삼성전자를 제치고 ‘반짝 1위’에 올랐던 화웨이는 넉 달 만에 선두를 내줬다. 당시 화웨이는 점유율 21%로 삼성전자(20%)를 근소하게 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의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공들이던 인도 시장이 록다운(이동 제한조치)된 영향이 컸다.

화웨이 점유율은 4월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점유율이 16%까지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와 차이가 6%포인트로 벌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마비된 2월을 제외하면 최근 1년 중 가장 큰 격차”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미국 정부는 이달 자국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그 여파로 화웨이는 휴대폰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유럽 시장에서 다양한 가격대 모델을 선보이며 화웨이와 경쟁하던 삼성전자에 점유율을 높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시장에서의 기회도 커질 전망이다. 중국 다음으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는 값싼 중국산 제품이 독차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 이후 인도에서 중국산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이것이 국내 업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 2분기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비보를 제치고 샤오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A·M시리즈에 인도 시장에 특화한 ‘F시리즈’를 추가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F시리즈 첫 제품인 ‘갤럭시F41’은 다음달 인도 시장에 선보인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