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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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명절은 꼭 고향에서 보내던 남편이 올해는 ‘집콕’하자고 하네요.”

서울에 사는 이미영 씨(33)는 최근 맘카페에 ‘추석 집콕’을 선언하는 글을 올렸다. 집콕은 ‘집에 콕 박혀 있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추석에도 집콕을 하자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이씨는 “주말을 포함해 5일 간의 연휴 내내 집에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지루하지 않게 집콕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도 만류…집콕 선언 잇따라

추석 집콕을 선언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4명 중 3명이 연휴 내내 서울에만 머무르겠다고 했다. 응답자의 39%는 외부활동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1박 이상 다른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답한 시민은 5.6%에 그쳤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나영 씨(29)는 ‘강제 집콕’을 하기로 했다. 부산에 계신 부모님이 “올해는 절대 오지 말라”고 만류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모님이 서울에서 부산을 오가다가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된다고 하셨다”며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머무르라고 신신당부하시더라”고 했다. 그렇다고 연휴 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씨는 “연휴 중 딱 하루만 집콕하는 친구 몇몇과 간소하게 홈파티를 열기로 했다”며 “맛집을 가는 대신 집에서 핫케이크를 구워 먹으려고 거품기와 메이플 시럽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선 재미있는 집콕 방법을 찾거나 공유하는 게 유행처럼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학생 정혜은 씨(23)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아 추석 연휴에 집에만 머무를 생각”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니 이색 음료를 만들어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극장 가기 두렵다면 ‘자동차 극장’

극장 영화를 즐기는 것도 방법으로 꼽힌다.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2시간 가량 앉아 있어야 하는 극장이 부담스럽다면 ‘자동차 극장’을 이용하면 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임시 문화공간으로 자동차 극장을 선보이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는 다음달 3일·4일·9일·10일 오후 7시30분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무료로 자동차 극장을 운영한다. 상영작은 ‘오 문희’ ‘닥터두리틀’ 등 가족끼리 즐길만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수용 차량은 영화 한 회당 100대다. 관람 및 주차료 모두 무료다. 이용객에겐 방역 물품과 간식 거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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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는 29일 노해근린공원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임시 자동차 극장을 마련했다. 추석 당일을 제외한 5일간 운영한다. 수용 차량은 하루 100대다. 서울 양천구도 안양천 해마루축구장에서 다음달 2~3일 이틀간 무료 영화 5편을 상영한다.

비대면 문화생활 이용도

비대면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부터 ‘문화포털’ 사이트 내 ‘집콕 문화생활’에서 전시 영상이나 스포츠 강습 등 각종 비대면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는 △전통·민속 △가족·어린이 △공연·영상 △전시·체험·행사 등 주제별로 새롭게 선보인다. 예컨대 전통·민속 분야에서는 문화재청이 ‘가을밤 달빛 공연’을, 국립국악원에선 한국궁중예술의 정수로 꼽히는 ‘종묘제례악’ 등을 제공한다.

넷플릭스나 왓차, 유튜브 시청을 계획한 집콕족도 있다. 보려고 점찍어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려는 것이다. 직장인 김보미 씨(32)는 “연휴 날짜마다 장르를 바꿔가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생각”이라며 “주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는 영화를 잔뜩 추천받아놨다”고 말했다.

이 밖에 추석 집콕에 유용한 팁으로 ‘영상통화 활용’ 방안도 꼽힌다.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하는 가족이나 친척과 1대 1 영상통화를 하며 안부를 전하는 것이다. SK텔레콤 그룹영상통화 ‘미더스’로는 최대 100명까지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네이버 라인 메신저를 활용하면 최대 200명과 동시에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언텍트 차례’까지 가능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