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오는 11월3일로 예정된 미 대선이 연기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와 영부인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즉시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치료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한 대학에서 79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90여분 간 1차 TV 토론을 벌였다. 사회자인 크리스 월리스 앵커를 포함해 세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바이든 측은 아직 후보 건강 상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만약 바이든 측의 건강에도 이상이 있다면 대선이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이틀전 바이든과 '노마스크' TV토론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토론에서 바이든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TV토론 도중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며 '평소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에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바이든은 난생 처음 보는 큰 마스크를 매일 찬다"고 조롱했다.

사회자가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것을 의심하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안쪽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보이며 "이것 봐라, 나는 마스크를 가지고 다닌다. 나는 필요한 경우 마스크를 찬다"고 했다.

트럼프는 "내가 마스크를 차지 않는 때는 오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고 모두 음성 결과를 받았을 때"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감염 사실이 확인되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힉스 고문은 지금까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 중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초점은 오는 11월3일로 예정된 미 대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후보들의 건강문제로 선거가 연기되느냐는 것이다.

조 바이든 후보 건강 여부가 변수될 듯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상황이다. 대선 연기는 트럼프 측이 바라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써는 선거 날짜 연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수정헌법에 따르면 대선 날짜 지정 권한은 미 하원에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측은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상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연기할 수 없다. 미 하원은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에 오는 화요일에 대선을 치르도록 정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월20일까지다. 따라서 그 전에 선거를 치르고 당선자가 확정돼야 한다. 11월3일 유권자들이 선거인단 투표를 하고, 12월13일 선거인단이 다시 대통령을 뽑은 뒤 집계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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