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다녀간 전남 순천 장례식장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다녀간 전남 순천 장례식장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이나 머물렀던 전남 순천 소재 한 장례식장에서 추가 감염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장례식장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특성상 집단감염의 우려가 높지만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상주와 가족의 노력으로 확진자 추가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

3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17~19일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 부산에서 온 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이나 머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순천시는 21일에야 확진 사실을 확인하고 장례식장을 소독한 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 등 205명에 대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205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추가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상주인 A 씨(52)와 가족들의 협조가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고흥소방서에서 구급·구조 업무를 담당하는 A 씨는 아침마다 장례식장 소독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가족과 상조회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테이블도 한칸씩 띄워 배치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했으며, 가족이나 지인 중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하루에도 2~3회 이상 발열 체크를 했다.

특히, 에어컨 작동 중에도 창문을 열어 환기 시켰고 야간에는 5명 정도만 남아 장례식장을 지켰다. 이때 귀가한 나머지 가족들은 집에서 쪽잠을 자더라도 각자 방에서 지냈다.

A 씨와 가족들은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3일 12시 자유의 몸이 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