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확진'에도 나스닥·비트코인 '패닉셀'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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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하의 불개미리포트]
예측 가능한 악재는 더 이상 악재 아니다?
남은 불확실성은 트럼프 건강상태와 정책·대선 영향
"결국 핵심은 언제까지 돈 푸느냐는 것"
예측 가능한 악재는 더 이상 악재 아니다?
남은 불확실성은 트럼프 건강상태와 정책·대선 영향
"결국 핵심은 언제까지 돈 푸느냐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사실을 알리면서 전 세계가 떠들썩해졌습니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니 금융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자명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사태의 규모에 비해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큰 동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코로나 발(發) 대폭락장 이후 또다시 '패닉셀'(공포에 의한 투매 현상)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미국 나스닥 선물 지수는 전일 대비 2.79% 하락한 1만1252 포인트로 이번주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락폭이 적진 않지만 사태의 크기에 비해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나스닥 선물 지수와 강력한 커플링(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 역시 전일 고점 대비 3% 하락한 1230만원대 수준에서 시세를 유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비교적 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번 사태가 어느정도 예측 가능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국가 원수가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지난 5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주요국 수장 중으로는 처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중환자실까지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지난 7월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18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이 같은 소식이 자국 금융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그리 심각한 타격을 주진 않았었죠.
물론 이들이 미국 대통령에 비해 금융시장에 파급력을 주는 인사들은 아니긴 합니다만, 한 나라의 수장이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자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느정도인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 선례가 됐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비한 일종의 '예방주사'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간으로 늦은 밤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발표했다는 점도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만약 장중에 이 같은 소식이 퍼졌다면 순간적으로 현물 매도가 몰리면서 패닉셀이 왔을 수도 있지만, 다음날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약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남은 상태에서 이슈가 발생해 충분히 이성적으로 대처할 여유가 있었죠.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지난 3월 이후로 주식이나 선물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어온 이슈입니다.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언제든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올해로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쏠리고 있습니다.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문제 없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하지만, 혹여나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 단순 코로나 감염과는 또다른 종류의 대혼란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 정책을 밀어붙이며 미 증시를 부양시켜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 증시 사상 최고점 경신과 경기 호황을 핵심 치적으로 삼고 있을 정도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공백 기간이 길어질 경우 공격적인 증시 부양 정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에겐 이보다 치명적인 악재는 없죠.
이번 사태가 앞으로의 대선 판도와 정책 방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입니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미 대선이 다가온 가운데 경쟁자인 조 바이든 후보에 비해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까지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무사히 코로나를 극복하고 선거 유세에 복귀할 경우 우호적인 여론을 얻게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또 코로나 관련 2차 경기부양책의 통과 여부와 그 규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의 여부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현재 백악관과 민주당은 부양책의 예상 규모와 시행 시기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감염 이슈가 이번 부양책 합의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죠.
이에 일부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차라리 보유한 종목을 모두 매도하고 관망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시장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도박을 하기 보단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 후에 안정적으로 투자하라는 뜻일 겁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장에 얼마나 더 많은 돈이 풀리느냐'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지금의 상승장이 실물 경기와 관계 없이 시장에 거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니만큼, 결국 앞으로의 시장의 흐름은 유동 자금이 얼마나 풀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논지입니다.
≪이 기사는 10월 4일(00:40) 블록체인·가상자산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그러나 의외로 사태의 규모에 비해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큰 동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코로나 발(發) 대폭락장 이후 또다시 '패닉셀'(공포에 의한 투매 현상)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미국 나스닥 선물 지수는 전일 대비 2.79% 하락한 1만1252 포인트로 이번주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락폭이 적진 않지만 사태의 크기에 비해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나스닥 선물 지수와 강력한 커플링(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 역시 전일 고점 대비 3% 하락한 1230만원대 수준에서 시세를 유지했습니다.
예측 가능한 악재는 더 이상 악재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비교적 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번 사태가 어느정도 예측 가능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국가 원수가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지난 5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주요국 수장 중으로는 처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중환자실까지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지난 7월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18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이 같은 소식이 자국 금융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그리 심각한 타격을 주진 않았었죠.
물론 이들이 미국 대통령에 비해 금융시장에 파급력을 주는 인사들은 아니긴 합니다만, 한 나라의 수장이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자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느정도인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 선례가 됐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비한 일종의 '예방주사'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간으로 늦은 밤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발표했다는 점도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만약 장중에 이 같은 소식이 퍼졌다면 순간적으로 현물 매도가 몰리면서 패닉셀이 왔을 수도 있지만, 다음날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약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남은 상태에서 이슈가 발생해 충분히 이성적으로 대처할 여유가 있었죠.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지난 3월 이후로 주식이나 선물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어온 이슈입니다.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언제든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남은 불확실성은 트럼프 건강상태와 정책·대선 영향
디만 이번 사태가 예측 가능했다고 해서 이번 이슈가 완전히 소멸됐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특히 올해로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쏠리고 있습니다.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문제 없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하지만, 혹여나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 단순 코로나 감염과는 또다른 종류의 대혼란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 정책을 밀어붙이며 미 증시를 부양시켜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 증시 사상 최고점 경신과 경기 호황을 핵심 치적으로 삼고 있을 정도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공백 기간이 길어질 경우 공격적인 증시 부양 정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에겐 이보다 치명적인 악재는 없죠.
이번 사태가 앞으로의 대선 판도와 정책 방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입니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미 대선이 다가온 가운데 경쟁자인 조 바이든 후보에 비해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까지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무사히 코로나를 극복하고 선거 유세에 복귀할 경우 우호적인 여론을 얻게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또 코로나 관련 2차 경기부양책의 통과 여부와 그 규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의 여부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현재 백악관과 민주당은 부양책의 예상 규모와 시행 시기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감염 이슈가 이번 부양책 합의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죠.
복잡해진 나스닥·비트코인 투자 셈법?…"핵심은 언제까지 돈 푸느냐는 것"
투자자들은 점점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이슈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시장에 큰 호재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이에 일부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차라리 보유한 종목을 모두 매도하고 관망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시장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도박을 하기 보단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 후에 안정적으로 투자하라는 뜻일 겁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장에 얼마나 더 많은 돈이 풀리느냐'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지금의 상승장이 실물 경기와 관계 없이 시장에 거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니만큼, 결국 앞으로의 시장의 흐름은 유동 자금이 얼마나 풀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논지입니다.
≪이 기사는 10월 4일(00:40) 블록체인·가상자산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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