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2AD 전략 각종 미사일 개발…단·중거리 한반도 사정권
美, '핵깡패' 지칭하며 中미사일 부각…'아태 MD구축' 여부 촉각
미국이 최근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인도·태평양지역 국가와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등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대중(對中) 미사일방어망(MD) 구축과 함께 인도·태평양지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안보협의체 결성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마셜 빌링슬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가 한국 언론을 만나 중국을 두 차례나 '핵으로 무장한 깡패'(nuclear armed bully)라고 지칭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구체적인 수치까지 들며 강조했다.

빌링슬리 특사는 "중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의 구애를 받지 않아 지난 30년간 1천∼2천기의 순항·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했다"며 "작년에 225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70차례 발사했다"고 전했다.

4일 군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일환으로 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공군과 해군력이 상대적으로 미국에 뒤지는 상황을 각종 탄도미사일 개발로 보완하려는 의도에서다.

중국은 러시아와는 다르게 INF 당사국이 아니어서 제약 없이 미사일을 개발해왔다.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부터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모든 영역에서 미사일 능력을 키웠다.

미국이 지난해 8월 INF에서 탈퇴해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도, INF에 발이 묶인 사이 중국만 중거리 이상의 핵미사일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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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ICBM만 4종류…사거리 8천500㎞ SLBM도 개발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1일 발표한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중국의 지상 기반 ICBM 장착 핵탄두가 현재 100기 정도인데 5년 내 약 200기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개발과 지상·해상 기반 핵전력 증진으로 3대 핵전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의 ICBM은 사거리 1만3천㎞의 둥펑(DF)-5를 비롯해 둥펑-31(7천㎞), 둥펑-31A(1만1천㎞), 둥펑-41(1만5천㎞) 등 4종이 개발됐다.

둥펑-31을 제외한 3종은 모두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고, 최근 개발한 둥펑-41은 이동형 ICBM으로 알려졌다.

특히 둥펑-31A와 둥펑-41은 다탄두 발사체(MIRV)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미국 국방부는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사거리 8천500㎞에 달하는 SLBM 쥐랑(JL)-2도 개발했다.

지난 8월 남중국해서 군사훈련 중에는 처음으로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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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등 주변국 위협 중·단거리미사일도 많아
중국은 한반도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단·중거리 미사일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CSIS와 아산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거리 미사일(IRBM)로 둥펑-26이 있다.

사거리가 4천㎞ 정도로 괌 미군기지를 비롯해 서태평양과 인도양 다수 지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둥펑-26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해상에서 움직이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항공모함 킬러'로도 불린다.

중국 준중거리 미사일(MRBM)의 중심은 사거리 1천700㎞인 둥펑-21이다.

이를 바탕으로 둥펑-21A(1천750㎞), 둥펑-21C(1천500㎞), 둥펑-21D(1천500㎞)가 개발됐다.

특히 둥펑-21D는 중국 A2AD 전략의 축으로, 본토 해안 1천600㎞ 내로 진입하는 적의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ASBM이다.

이 밖에 둥펑-16(1천㎞), 둥펑-17(2천㎞)도 MRBM에 해당한다.

단거리 미사일(SRBM)도 큰 위협이다.

그 가운데 지린(吉林)성 퉁화(通化) 816여단에 배치된 것이 가장 눈에 거슬린다.

이 부대의 사거리 600∼900㎞의 둥펑-15 미사일은 유사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전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둥펑-15의 사거리를 고려하면 한국을 직접 겨냥하거나 유사시 북한 지원을 위한 군사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아산정책연구원의 분석이다.

중국은 이 밖에도 둥펑-11(300㎞), 둥펑-12(420㎞) 등을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美, '핵깡패' 지칭하며 中미사일 부각…'아태 MD구축' 여부 촉각
미국은 중국의 단·중거리 미사일이 한국은 물론 동북아시아의 모든 우방에 위협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항공모함 요격 기능을 갖춘 둥펑-21D와 둥펑-26이 미군 전력에 큰 위협인 것으로 인식한다.

중국은 최근 SLBM 쥐랑-2를 시험 발사하면서 항공모함 요격미사일인 둥펑-21D와 둥펑-26도 함께 발사했다.

빌링슬리 특사는 지난달 28일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단거리 미사일 뿐 아니라 한국과 역내 모든 국가에 위협이 되는 중거리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항공모함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 등이 포함된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희망하고 있다.

경북 성주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면서 중국의 경제보복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측의 이런 희망에 쉽게 결단할 수 없는 처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개발 중인 중거리 미사일을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하길 원하고 있어 미측의 의중이 가시화할 경우 격랑에 휩싸일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