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얼굴이 나온 포스터. 사진=보건복지부 블로그 캡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얼굴이 나온 포스터. 사진=보건복지부 블로그 캡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얼굴이 전면에 나온 추석 인사 포스터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주무 부처로서 추석 연휴 기간 철저한 방역을 다짐하고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평범한 게시물이지만, 전면에 장관이 등장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조명으로 강한 음영을 연출한데다 장,차관들이 결연한 방역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굳은 표정을 짓다보니 취지와 어울리지 않게 '무서운' 포스터가 됐다는 의견도 온라인 상에서 잇따르고 있다.

4일 복지부에 따르면 박능후 장관과 김강립 1차관, 강도태 2차관이 등장하는 추석 포스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복지부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에 게시됐다.

보름달이 뜬 밤하늘을 배경으로 박 장관이 서 있는 게시물에는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추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쉼 없이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실렸다.

김 차관과 강 차관이 각각 등장하는 게시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모두의 지친 몸과 마음에 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집 안에서 머물며 충분한 쉼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에게 영상 통화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따듯한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내용상 평범한 게시물지만 연휴 기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면서 포스터의 모양새를 두고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특히 장·차관 사진이 크게 실린 것을 두고 "왜 장·차관 얼굴을 알리려고 하나", "공무원들이 이 중요한 시기에 사진을 찍은 건 과하다", "포스터 제작에 들어간 세금이 아깝다", "얼굴 없이 노력하는 공무원들에게 누가 된다", "출마하려고 하느냐"는 등의 비판 글이 잇따랐다.

포스터가 무섭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할로윈 특집 포스터냐", "영화 신세계 포스터를 보는 것 같다" 등 분위기가 음산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추석 연휴에도 코로나19 방역·의료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과 일선에서 방역 대응을 지휘하는 질병관리청을 고려할 때 위기 대응을 총괄하는 부처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복지부는 장·차관 홍보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포스터는 디지털 소통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제작한 것으로 별도의 비용도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매년 명절이 되면 장·차관의 인사 메시지를 담은 카드 또는 영상 게시물을 만들었고, 올해도 같은 취지로 제작한 것"이라며 "복지부 직원이 직접 사진을 찍고 디자인을 해 별도 비용도 들지 않았고, 오프라인 게시를 위해 인쇄를 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