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지난해 사설 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행보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사진)이 한 영업점을 찾아 고객 의견을 듣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은 지난해 사설 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행보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사진)이 한 영업점을 찾아 고객 의견을 듣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사설 모바일 인증서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리딩뱅크’로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20여 년간 공인인증서 독점 체계를 깨고 자체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2019년 7월 사설 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출시 14개월 만에 이용자 48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안에 100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는 ‘뱅크사인’ 가입자 수가 약 30만 명임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빠르게 자리잡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공인인증서 이용 시 번거로운 이용 절차와 보안 등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이런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인증서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KB모바일인증서의 최대 장점은 편리함이다. 기존에는 국민은행과 거래하려면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새 인증서를 이용하면 첫 거래 고객도 입출금통장이나 인터넷뱅킹을 신규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본인 명의의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인증서 발급도 1분 만에 완료된다는 설명이다.

복잡한 비밀번호 인증 방식도 바꿨다.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 시 10자리 이상의 암호를 입력해야 했다. KB모바일인증서는 스마트폰 패턴, 지문, 페이스아이디 중 하나를 선택해 로그인할 수 있다. 1회용 비밀번호발생기(OTP)나 보안카드도 필요 없다. 6자리 간편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거래가 완료된다. 일정 금액 이상의 거래를 할 경우에만 자동전화응답시스템(ARS) 인증 등 추가 절차를 거치게 했다는 설명이다. 유효 기간이 없어 갱신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편리함뿐 아니라 보안에도 공을 들였다. KB모바일인증서는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보안기술을 적용했다. 독립된 보안영역에 인증서를 자동 저장시켜 인증서 안전성을 높였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보안 솔루션업체 관계자는 “KB모바일인증서는 모바일에서 지원하는 최대치 보안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보안까지 모두 적용했고, 인증서 갱신이 필요 없어 편리성과 효율성을 모두 충족한 인증기술”이라고 평했다.

국민은행은 이 인증서의 활용 범위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뱅킹뿐 아니라 스마트폰·PC 기반의 인터넷 뱅킹 연동 로그인도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물론 KB금융그룹 5개 계열사 앱에서 이 인증서를 활용해 로그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공공기관 연계를 통해 대출 신청 시 서류 제출 등 절차도 더욱 편리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모바일 인증서는 물론 디지털 영역에서 꾸준한 혁신을 통한 결과물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