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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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학대한 사실이 없는데도 보호자들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듣고 폭행까지 당한 어린이집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교사를 상대로 입에 담기 어려운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은 어린이집 원생 엄마와 할머니는 1심에서 각각 벌금형만 받았지만 이마저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원생 엄마 A씨(37)와 할머니 B씨(60)는 2018년 11월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학대 당했다며 항의하던 중 교사 2명에게 욕설과 여러 차례 폭행을 했다. A씨의 아이가 교사에게 맞았다고 말하면서 이들이 어린이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당시 교사들에게 "저런 X년이 무슨 선생이냐, 개념 없는것, 일진같이 생겨가지고, 싸가지 없는…"이라고 말했으며 "시집가서 너 같은 XX 낳아서…" 등 폭언을 15분간 지속했다. 일부 원아는 피고인들이 시끄럽게 하거나 교사가 우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어린이집 내 CCTV 녹화 영상 및 진술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학대로 의심할 정황과 단서가 없다는 소견 등을 종합해 지난 2019년 3월29일 엄마가 고소한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이후에도 세종시청에 해당 어린이집이 "보육료를 부정으로 수급받는다"라며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을 힘들게 했다.

결국 불기소처분을 받았지만 교사 1명은 어린이집으로부터 퇴사 요청을 받았다. 일을 그만둔 교사는 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업무방해·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모욕 혐의로 A씨 등에게 벌금 100만∼200만원의 약식처분을 내렸다.

피고인들의 정식재판 청구로 이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백승준 판사는 "징역형으로 엄중히 처벌하는 게 마땅해 보이는데, 검찰에서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은 이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벌금형)보다 더 큰 형 종류로 변경할 수 없다"며 각각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백승준 판사는 "피해자가 예의 없고 뻔뻔하게 대응해 흥분했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일부 범행을 부인한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A씨 등은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냈으며 2심은 대전지법 형사항소 합의재판부에서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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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