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기업 SMIC "美 제재 대상 됐다"…공식 확인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SMIC(신궈지)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이 사실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5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SMIC는 전날 성명을 통해 "여러 날에 걸쳐 협력사들에 문의하고 난 뒤 미국 상무부 공업안보국이 미국 수출통제 조례 규정에 근거해 일부 협력업체들에 서한을 보낸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상무부의 요구에 따라 협력사들은 미국 정부의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SMIC에 설비와 부품, 원료 등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SMIC에 대한 규제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SMIC를 대상으로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지난달 26일 미국과 영국 등 일부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나 수출 규제 강화에 관한 통보를 받았다는 미국 기업들은 관련 소식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미국의 수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SMIC는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 설비와 재료, 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하기 어렵게 된다. 식각, 세척, 이온 주입, 박막 침적, 검사 등 거의 모든 반도체 생산 과정에 걸쳐 SMIC는 미국산 설비와 재료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현재 미국의 제재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일부 미국산 설비와 부품, 원재료 등의 공급이 지연되거나 불확실해질 수 있어 미래 생산과 경영에 상당히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2000년 상하이에 설립된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으로 불린다. 중국 국유 통신기업과 국유 펀드 등이 SMIC에 출자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의 일환으로 SMIC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화웨이는 올 들어 TSMC에 의존해온 반도체 제조 물량을 SMIC에 몰아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세계 파운드리 업계 4위 수준으로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의 기술력 격차는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