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행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정계와 온라인 여론 등을 종합하면, 이일병 명예교수의 출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국에 고위공직자 가족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단 지적이 나오는 한편 방역 지침을 크게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 사생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번 논란이 일종의 '리트머스지'가 됐다는 시선도 있다.

이일병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을 위한 여행 목적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그러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부 누리꾼은 "개인의 삶을 정부 지침 때문에 포기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국민들은 가둬 놓고 남편은 나가느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장관이 간 것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본인이 가겠다는데 왜 뭐라고 하느냐" 등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일병 명예교수의 행위를 두둔하진 않지만 본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이며, 자신에게 쏟아질 비판을 감수하고 저지른 행동이기 때문에 비난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단 현 시점에서 장관 남편으로서 비판 받아 마땅하다는 지적도 따라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논란은) 합법이나 불법 문제가 아니다. 특혜 관련 문제도 아니다"라며 "비판 받을 여지는 있지만 개인의 영역에 속한 부분이고 과거 현 정권 인사들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의혹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과거 여당 정부 인사 의혹이 나왔을 때 더불어민주당이 취했던 자세보다 이번 사안에 대해 강경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건 선뜻 이해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한 누리꾼도 "외교장관 배우자가 코로나 상황에서 해외요트 여행을 자제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가 코로나 감염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자기 돈으로 평생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건 개인적 자유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SNS 글에서는 "주요 공직자의 가족이라면 국민들에게 박탈감, 허탈함을 주는 행동을 자제하는 정도의 마인드는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가족 구성원이 그런 마인드를 가지지 않았다고 해서 공직자가 그걸 요구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행동이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 공직자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았다는 전제가 있다면 국민 감정과는 별개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사회에 리트머스지를 던지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