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정치공학자로서 사실을 취사 선택해 진실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왜곡이다. "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필요하다면 사실의 취사선택과 짜깁기를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그 선두에 하태경 의원이 서 있다. 하 의원은 대한민국 제1야당의 3선 중진으로서 보다 책임 있게 발언해야 한다"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을 정조준했다.

그는 "해경 중간 발표 이전 국방부 공식 입장을 통해 월북하려 했고 북한 군인이 사살했으며 시신을 훼손했다고 발표했다"면서 "(국민의힘은) 국방부 발표 중에서 사살과 시신 훼손을 받아들이면서도 월북은 외면하며 받아들이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문제도 아닌 안보 문제에 대해 이런 편의적이고 멋대로인 태도가 가당키나 한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러니 확증편향으로 혹세무민만 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의 발언은 하태경 의원이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정부는 결정적 물증도 없이 실종 공무원을 월북자로 규정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미 관계 개선과 국제사회 편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친북 노선을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북한을 더 왕따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동근 의원은 이날 "(하 의원은) 대통령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월북으로 몰아가고 있고, 결과적으로 북한을 더 나쁘게 만든 반북행위를 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며 "월북이 아니어야 한다는 하 의원의 소망에 맞춰 정부가 사실 왜곡을 했어야 한다고 하고 싶은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하태경 의원은 아직도 친북과 반북의 흑백논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신동근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벌이는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동근 의원은 지난달 29일 "월북을 감행할 경우 (우리군도) 사살하기도 한다"는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월북을 위해 북한 해역으로 들어간 공무원을 구하려면 전쟁을 각오해야 하기에 그럴 수 없다는 취지였으나, 자칫 북한군 총격을 용인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서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40대 민간인이 월북하려다 우리 군에 의해 사살당한 사례가 있다"면서 "월경을 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종 공무원 A씨를 북측으로 넘어간 자진 월북자라고 표현하며 "(함정 파견이나 전투기 출동 주장은 A씨를) 잡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무력 충돌을 감수했어야 한다는 무모한 주장"이라며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우리군 대신 공무원을 총살시켜줘 북한에 감사해야 된다는 말인가"며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신동근 의원 발언을 언급한 뒤 "정부 여당이 월북으로 몰고 간 속내를 신동근 의원이 잘 말해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월북으로 규정한 데 대해 "친문 권력층 자식은 끝까지 지키고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 국민은 범죄자로 낙인찍는 게 이 정권의 통치 수법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