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하 국책기술대학인 한국폴리텍대가 기존에 발표한 올해 109명의 교수 임용 계획에 추가해 81명의 교수를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재 1077명인 전체 교수의 약 20%를 1년 만에 확충하는 것이다. 한국폴리텍대는 이를 통해 기계·용접 등의 기초기술 교육에 집중돼 있는 현행 교육과정을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기술 훈련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한국폴리텍대는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 내년 상반기 임용 예정인 교수 81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5일 발표했다. 한국폴리텍대는 올해 2월에 98명, 8월에도 11명의 교수 채용 공고를 냈다.

한국폴리텍대가 교수를 대거 신규 채용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올해 54명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700명 가까운 교수가 정년을 앞두고 있어서다. 2012년 교원 정년이 65세에서 60세로 낮아진 영향이다.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폴리텍대는 이번 채용에서 이른바 ‘DNA(데이터, 네트워크, AI)’ 분야와 바이오·로봇·반도체 분야에서만 14명의 교수를 뽑는다. 또 국가 기간전략산업 고도화를 위해 석유화학 및 항공 MRO(유지·보수·분해조립) 관련 전문가 11명도 채용한다.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형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러닝팩토리 관련 전문가도 대거 초빙할 계획이다.

항공 MRO와 러닝팩토리는 이석행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의 역점 사업이다. 항공 MRO는 항공기 유지·보수를 위해 연간 1조원가량이 해외로 유출되는데 진입장벽이 높아 공공교육으로 필수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이 이사장의 소신이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한 공간에서 교육이 이뤄지는 러닝팩토리는 2018년 인천캠퍼스를 시작으로 13일 21번째 캠퍼스(아산)를 열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교수 채용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결원이 생겼다고 같은 전공의 교수를 바로 채용하지 않는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학과 개편과 맞물려 융합형 인재를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년 12월 취임 이후 이 이사장은 총 60개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폴리텍대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의 반발로 내홍을 겪기도 했다. 한국폴리텍대 교수 채용은 학력보다 산업체 현장 경력을 더 중시한다. 실무경력 3년 이상에 ‘대학교원 자격 기준’을 충족하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