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재개장한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입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재개장한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입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경남 로봇랜드에는 혈세를 포함해 7000여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장 이후 로봇랜드 테마파크를 찾은 사람은 1년간 23만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테마파크의 연간 입장객 수가 당초 150만명(월 12만5000여명)으로 설계됐다는 것. 잘못된 예상에 토대한 방만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150만명 방문객 예상했는데…20만명 그쳐

지난 6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경남 로봇랜드 테마마크 월별 입장객 수'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총 23만4207명이 로봇랜드를 다녀갔다. 당초 목표했던 연간 150만명 방문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치다.

'지능형 로봇 개발·보급 촉진법'에 따라 개발된 경남 로봇랜드에는 사업비 7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국비 560억원, 지방비 2100억원이 들어갔다. 인천에도 국비 59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비 6500억원 규모의 제2 로봇랜드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로봇랜드는 지난해 9월 개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지난해와 올해 실적을 구분해 보더라도 입장객 수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 9~12월엔 총 12만7730명이 방문했다. 당초 설계한 대로라면 한 달 입장객을 12만5000명으로 예상했었다. 올해의 경우 3~4월과 8~9월 코로나19로 폐장했던 기간을 제외하고 10만6477명이 로봇랜드를 찾았다. 작년의 개장 효과를 고려하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입장객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단 얘기다.
지난달 30일 <한경닷컴> 취재진이 찾은 경남 로봇랜드 컨벤션센터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한경닷컴> 취재진이 찾은 경남 로봇랜드 컨벤션센터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수익 사업도 변변치 않은 로봇랜드

각종 수입사업 역시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난 1년간 수익은 50억원 내외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총 33억4500여만원 수익을 올렸고 올 1월부터 8월까지는 17억2300여만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로봇랜드는 △테마파크 입장료 및 임대료 △컨벤션센터 대관료 △로봇연구센터 임대료 등으로 수익을 낸다. 개장 이후 1년간 테마파크 입장료 및 임대료는 49여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33억1900여만원, 올 1월부터 8월까지는 16억19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나머지 수익은 컨벤션센터 대관료와 로봇연구센터 임대료로 올렸다. 컨벤션센터 대관은 1년 동안 단 22건에 그쳤으며 로봇연구센터에는 단 25곳만 임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승재 의원은 이와 관련해 7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산업부를 상대로 집중 질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재 의원 :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로봇랜드에 수백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1년간 로봇랜드를 찾은 사람이 23만명에 그치고 있다. 로봇랜드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시민도 많고, 접근 가능한 교통시설도 부족해 외면을 받는데도 재단은 손 놓고 있다.

로봇랜드재단 운영에 있어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산업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편 창원시 측은 현재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점에 주목해달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컨벤션센터 역시 일반적인 컨벤션센터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창원시 관계자 : 7000억원은 사업이 모두 마무리가 됐을때의 금액으로 지금은 아직 사업이 완료가 된 상태가 아니다. 로봇랜드 컨벤션센터의 경우는 규모가 코엑스의 1/20, 벡스코의 1/34, 킨텍스의 1/54에 불과한 소규모 시설로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전문 컨벤션센터가 아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