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채소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 오르면서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채소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 오르면서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역대 최장기간 장마 여파로 올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했다. 직전인 7월보다는 0.7% 올랐다.

이는 지난 3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1%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월 0.1%, 5월 -0.3%까지 떨어졌다. 6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13.5% 오르면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2011년 3월(14.6%)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농·축·수산물은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를 1.07%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9% 올랐다. 특히 채소류는 34.7% 폭등했다. 품목별로 보면 무(89.8%) 배추(67.3%) 파(40.1%)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영향을 미쳤다. 올 여름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 지속됐다. 관측 사상 가장 긴 장마였다.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5% 올라 2011년 2월(21.6%)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선채소는 34.9% 급등했다.

반면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0.7%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는 4.1% 내렸다.

서비스 가운데 전·월세 등 집세는 0.4%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전세(0.5%)는 2019년 2월(0.6%)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월세(0.3%)는 2016년 11월(0.4%)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