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 논란이다. 미국에서만 코로나로 21만명 가량이 사망했는데, 코로나의 위험성을 경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입원한지 사흘만에 퇴원했다. 하지만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일반 국민이 못받는 치료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퇴원 전 트윗에서 "오늘 오후 6시30분 이 훌륭한 월터 리드 군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상태가 좋다"며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 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오후 6시38분께 병원을 떠나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에서 곧 대선 캠페인에 복귀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대선 캠페인에서 자신의 코로나 치유 경험을 내세워 코로나를 너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만 이미 21만명이 코로나로 숨지고 750만명 가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대통령은 미국에서 대다수가 이용할 수 없는 의료 자원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처방받은 미 생명공학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는 현재 임상3상 시험중으로, 일반 국민이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특급 의료진이 한데 달라붙어 돌본 트럼프 대통령과 일반 국민의 처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데 대한 질문에 "대통령의 말에 끼어들지 않겠다"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거리를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하긴 했지만 과연 지금 퇴원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콘리 주치의와 의료진은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거나 초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흘 이상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번 주말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월요일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거나 개선된다면 마지막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말이 완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고비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중 중증 환자에게 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과 렘데시비르 등을 투약받았다. 콘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폐가 손상됐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