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빚 변제 위해 노력했지만 돈 모자라…차 팔고 원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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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 2년 만에 직접 밝힌 부모 '빚투'
"섣부른 입장표명 후회, 부모 믿고 싶었었다"
"돈 모자라 열 분만 합의, 부모 실형 받아 구치소"
"섣부른 입장표명 후회, 부모 믿고 싶었었다"
"돈 모자라 열 분만 합의, 부모 실형 받아 구치소"
래퍼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빚투' 논란 2년 만에 직접 근황을 전했다.
지난 5일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공식 유튜브에 '이제서야 조심스레 말을 꺼내 본다'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부모의 빚투 사건 과정을 밝혔다.
마이크로닷은 "새로운 음원이 대략 이 주 전, 9월 25일에 공개됐다. 2년 만에 처음으로 저의 이야기를 부족하게나마 나눌 기회가 생겼다"라며 "많은 말들과 기사들 가운데, 부족한 제가 어떠한 말을 꺼내기 많이 무서웠다. 부모님의 사건 가운데 나왔던 많은 말들 중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들을 짧지만 조금이나마 말을 꺼내 보려고 한다"고 영상을 올린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먼저 "먼저 저희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2년 간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진 쟁점들 중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정정했다.
마이크로닷은 "기사를 통해 부자로 자랐다, 여유 있었다고 알고 계시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다. 한국에 살던 짧은 시간은 기억에 없다. 4살 때 이민을 갔다. 뉴질랜드에서 첫 집은 화장터 지하였다. 사람 살 수 없는 곳이었는데 되게 힘들었다. 환경의 변화가 너무 크고 가족 모두 기술도 없어 어렵게 지냈다. '도시어부'의 수제비 이야기도 거짓이 아니었다. 낚시를 가게 됐는데 10 달러를 내면 몇 주 동안 먹을 수 있는 생선을 잡을 수 있었다. 고기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거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뉴질랜드에서 그렇게 우리 가족은 시작했다. 이사를 하고 영어부터 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집세를 못내 쫓겨 다니며 살았다. 제가 호의호식하며 사립학교 다녔다는 기사가 많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일반적인 학교들을 다녔고, 대학교는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갔다. 14살부터 2~3개 일을 했다. 당연한 환경이었다. 부모님도 여기저기에서 일을 하셨다. 대형마트 청소도 하셨다. 가족이 각자 일을 하며 간신히 지냈다"며 뉴질랜드 시절 생활고를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 '빚투' 논란이 불거진 2018년도 11월 20일을 떠올렸다.
그는 "제가 26살 때. 논란이 터졌을 때 사실인지 아닌지 몰랐고 연락이 와서 충격 받고 놀랐다. 부모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도 몰랐다. 첫 입장표명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 어린 나이에 섣불리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자라온 환경도 그렇고 이렇게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 상황에서 가족을 더 믿고 싶었다"며 후회했다.
그는 "부모님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상황, 죗값을 치르기 위해 본인들이 들어온 상황이었다. 당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됐다. 부모 문제고 제가 잘못 한 게 없지만 아들의 도리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미 입장표명에서 실수를 했고, 부모님이 구치소로 이동했고, 하루 대화가 10분이고 상황파악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오랜 기간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론이 몰려오고 새로운 정보가 오고 뭐가 뭔 지 몰라 헤맸다. 상황파악을 하고 부모님이 확실히 잘못한 것을 알게 됐다. 첫 피해자분이 시간을 내주셔서 댁을 찾아갔다. 당연히 너무 죄송스러웠다. 제 한 마디(입장표명)에 상처를 받으셨을 거다. 그런데 이분들이 아기때의 나를 기억해 주는 거다. 감사히 합의를 봐주셨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모든 빚을 갚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는 "끝까지 (합의는) 못했다. 2016년부터 돈을 벌었는데 가족과 함께 모아보니 돈이 모자랐다. 열 분까지 합의를 봐주시고, 남은 세 분은 못했다. 아버지는 3년, 어머니는 1년 실형을 받고 구치소에서 지내고 계신다.
'빚투' 사건 후 마이크로닷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일부에서는 마이크로닷 도피설도 제기했다. 그는 "상황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부모) 실형 선고 후 자숙하며 지냈다. 한번도 도피하거나 도망간 적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닷은 "최대한 책임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집 계약이 좀 남았었다. 당시에 너무 시끄러웠어서, 주변사람들도 나가기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계약을 일찍 파기하고 끝냈다. 집주인에게 감사하다. 이후 친한 형이 방 한 개를 내주시고 1년 정도 살았다. 그 과정에서 차도 팔았고, 원룸으로 이사온지 1년 됐다. 여기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1990~1998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친척 및 이웃 주민들에게 총 4억 원 가량을 빌린 뒤 뉴질랜드로 도피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마이크로닷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추가 피해자들이 속출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항소1부는 지난 4월 24일 마이크로닷의 부친 신모(62)씨, 모친 김모(61)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각각 징역 3년과 1년을 선고했다.
마이크로닷은 지난달 25일 새 앨범 'PRAYER'을 발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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