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들로부터 성적인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신고한 뒤 병원 치료 중 숨진 중학생의 부모가
또래들로부터 성적인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신고한 뒤 병원 치료 중 숨진 중학생의 부모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또래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숨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3명을 소년 재판부로 넘겼다.

전남경찰청은 7일 동급생을 성적으로 괴롭힌 혐의(의제강제추행치상 등)로 A군 등 3명을 가정법원 소년 재판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6월8일부터 19일까지 전남 영광의 한 대안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 B군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적으로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B군은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급성 췌장염으로 병원 입원 3일 만인 지난 7월3일 숨졌다.

경찰은 A군 등이 B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혔으며 부모를 모욕하고 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A군 등은 B군과 장난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들이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소년 재판부에 송치했고 재판을 통해 소년원으로 송치되거나 보호 관찰 처분, 특별교육이 내려진다"고 했다.

앞서 B군의 부모는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지난 7월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 글은 10여일만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부모는 성추행으로 인해 아들이 죽음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사건 신고 이후 해당 학교와 교육청이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높게 일었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B군 부모를 만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안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당시 B군 아버지는 "청원 20만을 넘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며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동의해주셔서 힘이 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남교육청은 대책본부를 구성한 뒤 조사를 벌였으며 해당 학교 교장을 정직 처분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전학 조치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