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 무능·비효율 정부 철저히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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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클스웨이트·울드리지 《깨어나라》
"코로나로 집단주의·명령통제 위험 커
'링컨+글래드스턴' 위기 리더십 절실"
"코로나로 집단주의·명령통제 위험 커
'링컨+글래드스턴' 위기 리더십 절실"
세계대전급 전쟁이 아닌 한 전 세계가 이토록 공포와 불안으로 떤 적이 있었던가. 올초부터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1930년대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인류의 안전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통찰력 있는 다수의 경제경영서를 공동 저술해온 저널리스트 존 미클스웨이트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는 신작 《깨어나라(The Wake-Up Call)》에서, 코로나 사태로 각국 정부의 역량이 예외 없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을 분석했다. 최강대국 미국과 영국 등 유럽 각국이 속수무책에 가까울 정도로 무너졌다. 오히려 싱가포르, 베트남,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얼핏 서구 대 아시아 모델, 또는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라는 이분법 구도 아래 이른바 명령통제가 작동하는 아시아적 가치를 옹호한다는 인상을 받을지 모르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시아에서도 중국은 이 사태의 원죄자로서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내는 와중에 강력한 통제로 일관했고, 유럽에서도 독일은 민간 의료 역량과 정부의 적절한 개입을 조화시키며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논의 초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복지국가라는 명분 아래 비대해진 동시에 무능해진 서구 정부 시스템, 특히 미국 정부를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 상반기 뉴욕에서 2만1000명, 런던에서 6000명가량이 감염으로 사망한 반면, 또 다른 거대 도시 서울에서는 단지 6명이 사망했다. 콧대 높았던 영미권 정부의 자부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저자는 한국이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때 선입견처럼 복종이나 충성 같은 아시아적 가치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 집단주의와 권위주의를 탈피한 지 이미 오래고, 그동안 자유민주주의하에서 축적된 의료를 포함한 여러 사회적 역량이 이번에 잘 발휘된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각국에서 코로나 대응을 빌미로 정치인들이 집단주의를 강화하고 그들의 입맛대로 감시·통제사회로 몰고 가려는 시도를 우려한다. 시민들은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강제 격리와 이동 제한 조치를 당장은 수용할지 몰라도, 장기화할 경우 정부에 대한 신뢰 저하를 넘어 강력한 저항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혼란스런 와중에 저자의 “깨어나라”는 외침은 유독 이번 사태로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난 미국 정부 전반의 구조를 향한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그 누가 대통령이 됐다 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 기능이 이미 망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미국의 몰락 자체가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자유와 인권의 후진국인 중국의 부상(浮上)이 가장 위험한 요소다. 만약 미국 정부가 처절한 자기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나지 않고 중국에 패권을 내준다면 인류 역사는 지난 400여 년간 이룩해 온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오히려 후퇴시키는 비극적 결과를 낳게 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미국밖에 없다.
누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저자는 19세기 영국 자유당의 윌리엄 글래드스턴 총리와 미국의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합한 인물 정도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가상 대통령 ‘윌리엄 링컨’이 환생한다면, 그는 우선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것이다. 정부가 모든 시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사고를 버리고, 불필요한 공공부문을 줄이며 여러 사회적 서비스는 민간 부문에서 제공하도록 할 것이다. 멈출 줄 모르는 국채 발행과 재정 지출이라는 마약을 단호하게 끊을 것이다. 이익집단의 로비에 좌우되지 않고, 온갖 특권층에 편향된 규제를 혁파할 것이다. 소외·낙오된 계층에 대한 보호제도를 갖출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에 갇히지 않고 다른 나라들의 장점을 배우면서 혁신하는 정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이는 미국만을 향한 외침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때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한 성과를 냈던 우리나라 정부도 어느덧 그런 길로 접어든 것은 아닌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송경모 <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그동안 통찰력 있는 다수의 경제경영서를 공동 저술해온 저널리스트 존 미클스웨이트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는 신작 《깨어나라(The Wake-Up Call)》에서, 코로나 사태로 각국 정부의 역량이 예외 없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을 분석했다. 최강대국 미국과 영국 등 유럽 각국이 속수무책에 가까울 정도로 무너졌다. 오히려 싱가포르, 베트남,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얼핏 서구 대 아시아 모델, 또는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라는 이분법 구도 아래 이른바 명령통제가 작동하는 아시아적 가치를 옹호한다는 인상을 받을지 모르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시아에서도 중국은 이 사태의 원죄자로서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내는 와중에 강력한 통제로 일관했고, 유럽에서도 독일은 민간 의료 역량과 정부의 적절한 개입을 조화시키며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논의 초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복지국가라는 명분 아래 비대해진 동시에 무능해진 서구 정부 시스템, 특히 미국 정부를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 상반기 뉴욕에서 2만1000명, 런던에서 6000명가량이 감염으로 사망한 반면, 또 다른 거대 도시 서울에서는 단지 6명이 사망했다. 콧대 높았던 영미권 정부의 자부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저자는 한국이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때 선입견처럼 복종이나 충성 같은 아시아적 가치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 집단주의와 권위주의를 탈피한 지 이미 오래고, 그동안 자유민주주의하에서 축적된 의료를 포함한 여러 사회적 역량이 이번에 잘 발휘된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각국에서 코로나 대응을 빌미로 정치인들이 집단주의를 강화하고 그들의 입맛대로 감시·통제사회로 몰고 가려는 시도를 우려한다. 시민들은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강제 격리와 이동 제한 조치를 당장은 수용할지 몰라도, 장기화할 경우 정부에 대한 신뢰 저하를 넘어 강력한 저항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혼란스런 와중에 저자의 “깨어나라”는 외침은 유독 이번 사태로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난 미국 정부 전반의 구조를 향한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그 누가 대통령이 됐다 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 기능이 이미 망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미국의 몰락 자체가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자유와 인권의 후진국인 중국의 부상(浮上)이 가장 위험한 요소다. 만약 미국 정부가 처절한 자기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나지 않고 중국에 패권을 내준다면 인류 역사는 지난 400여 년간 이룩해 온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오히려 후퇴시키는 비극적 결과를 낳게 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미국밖에 없다.
누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저자는 19세기 영국 자유당의 윌리엄 글래드스턴 총리와 미국의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합한 인물 정도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가상 대통령 ‘윌리엄 링컨’이 환생한다면, 그는 우선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것이다. 정부가 모든 시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사고를 버리고, 불필요한 공공부문을 줄이며 여러 사회적 서비스는 민간 부문에서 제공하도록 할 것이다. 멈출 줄 모르는 국채 발행과 재정 지출이라는 마약을 단호하게 끊을 것이다. 이익집단의 로비에 좌우되지 않고, 온갖 특권층에 편향된 규제를 혁파할 것이다. 소외·낙오된 계층에 대한 보호제도를 갖출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에 갇히지 않고 다른 나라들의 장점을 배우면서 혁신하는 정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이는 미국만을 향한 외침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때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한 성과를 냈던 우리나라 정부도 어느덧 그런 길로 접어든 것은 아닌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송경모 <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