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통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는 폭증한 반면 봉쇄 조치 등의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유통업계의 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통계를 종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 전자상거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 급증해 전체 소매판매의 16%를 차지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테우스는 지난 4월 초부터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를 사용한 온라인 거래가 매달 평균 88%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회사들은 ‘집콕족’ 덕분에 ‘코로나 수혜기업’으로 떠올랐다. 가정용 인테리어업체 홈디포의 2분기 온라인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두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스포츠용품 회사인 딕스스포츠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로 증가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유동인구는 줄고 있다. 상권분석업체 플레이서 집계에 따르면 7월부터 9월 둘째주까지 미국 내 주간 유동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장 의존도가 컸던 업종의 피해가 컸다. 고급 의류업체 랄프로렌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4% 줄었다. 특히 의류업계는 3월 이후 매출이 월평균 44% 감소하는 등 코로나19발 타격으로부터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청소년들의 주머니 사정도 최근 20년 동안 가장 얄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8월 19일부터 한 달간 미국 중산층 가정의 10대 청소년 9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150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한 것으로, 최고치를 찍었던 2006년에 비해선 29%나 줄었다.

10대들이 씀씀이를 가장 많이 줄인 것은 옷이었다. 1인당 평균 의류 지출액은 507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배낭과 핸드백 등 가방 구입비는 평균 87달러였는데 이는 역대 최저다. 신발 지출비 역시 6% 줄어든 272달러에 그쳤다. 반면 중고거래는 활발해졌다. 조사에 참여한 10대 중 46%가 포시마크, 리얼리얼 등 온라인 중고의류 플랫폼을 통해 옷을 장만했다고 답했다.

김정은/박상용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