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 과학 연구소(MPI-SHH)와 그리피스대학 호주 인류진화연구센터 연구진은 동남아의 초지 실종이 이 지역에 살던 대형 동물 멸종에 중요한 작용을 했으며 호모 에렉투스를 비롯한 사람족의 멸종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막스 플랑크 협회에 따르면 그리피스대학 줄리엔 로위스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260만년에 걸친 홍적세(Pleistocene) 화석 사이트에서 발굴된 멸종 포유류의 이빨에 남아있는 안정 동위원소 기록을 분석하고 현존 250종의 포유류와 비교해 멸종 포유류가 살아있을 때의 기후와 먹이 등을 파악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홍적세 초기 다우림이었다가 차츰 초지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약 100만년 전에 절정에 달했다.
이때 코끼리와 비슷한 '스테고돈' 등과 같은 초식성 거대 동물이 많았으며 사람족도 번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었으며 약 10만년 전 열대림이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현재처럼 바뀌게 됐다.
연구팀은 "대형 동물의 멸종을 논의할 때 동남아지역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곤 했는데, 실제로는 지금은 멸종한 거대 동물들로 가득한 아주 풍부한 포유류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런 거대 동물들의 멸종이 초원 환경이 사라진 것과 관련된 것을 발견했으며, 사람족 조상들도 열대우림의 재확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교신 저자인 MPI-SHH의 파트릭 로베르츠 박사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만 유일하게 다우림 환경을 성공적으로 이용하고 번성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사람족은 모두 역동적이고 극단적인 다우림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현생인류의 활동으로 열대우림에서 살아남은 다른 대형 동물들마저 멸종 위험에 놓인 것은 얄궂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