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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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90초 만에 인생의 불쾌한 감정을 없애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 수 있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이자 자기계발 코치로 유명한 조앤 I 로젠버그는 《인생을 바꾸는 90초》에서 이같이 단언한다. 언뜻 보면 노래 반 곡 분량도 안 되는 1분30초 만에 어떻게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의구심이 생기는 말이다. 저자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으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삶 속 불쾌한 감정을 슬픔, 수치심, 무력감, 분노, 당혹감, 실망, 좌절, 취약성 등 여덟 가지로 구분한다. 저자는 신경과학자 질 볼트 테일러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감정의 생화학적 수명은 감정이 처음 촉발된 시점부터 따져 약 90초”라고 설명한다. 이어 “여덟 가지 감정은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라며 “이 감정들과 맞닥뜨렸을 때 현명하게 극복해나갈 수 있다면 당신이 인생에서 원하는 건 무엇이든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은 인생이 자기를 괴롭힌다고 여기며, 살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에 끊임없이 대응하려고 한다”며 “인생을 어려운 문제의 집합체라고 여긴다면 불쾌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비판과 불평으로 일관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책마을] 불쾌감 수명은 단 90초…당당히 맞서라
저자가 ‘로젠버그 리셋’이라고 부르는 90초 감정 접근법은 이렇다. 우선 자신의 감정, 생각, 신체적 감각을 충분히 느끼겠다고 결심한다. 표면에 드러난 여덟 가지 불쾌한 감정 중 하나를 느낀다. 90초간 이어지는 신체적 감각의 파도를 타면서 이런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극복해야 한다. 불쾌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목적을 명확히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관에 따라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인생이 전개되는 방식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감정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인간의 몸과 뇌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하는데, 대부분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생리학적으로 우리 몸은 흥분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불편한 감정을 극복하려면 신체가 통제 기능을 되찾을 때까지 신체적인 감각을 참아야 한다. 우리 몸은 평소 상태인 항상성을 유지하는 걸 선호하므로 최대한 빨리 기준점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경험적 회피’를 언급한다. 눈앞의 힘든 현실에서 당장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삶을 보호하거나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모두 차단한다는 뜻이다. 경험적 회피로 인한 불안과 신체적 고통, 취약성, 무력감은 점점 이기지 못할 정도로 커진다. 저자는 “오랫동안 진정한 인생 경험을 외면한 채 계속 딴 데 정신을 팔면 진짜 자신과 단절돼 공허감, 마비된 느낌, 정신적인 기능 저하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부정적 감정을 피하려고만 하는 사고방식이 자신감과 진정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한다. 이 장애물은 불안감이나 혹독한 자기비판,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한 걱정 등 각종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신이 겪는 고통을 똑바로 직시할수록 더 유능한 사람이 된다.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변화에 대한 열린 자세, 고통을 긍정적으로 승화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자는 40여 년간 감정 코치로 일하면서 본 수많은 사례를 소개한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살아가기 어려웠던 사람, 혼자만의 벽 속에 갇혔던 사람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90초 감정 접근법을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와 실천 방법도 자세히 안내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