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조국·추미애 자택 행진
한글날 서울 곳곳 기자회견·차량시위…"정치방역"
사건팀 = 한글날인 9일 서울에서는 경찰이 금지한 대규모 군중집회 대신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곳곳에서 열렸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했지만, 차벽을 통한 집회·시위 원천봉쇄에 위헌 논란을 고려해 광화문광장을 둘러싸지는 않았다.

◇ 보수단체, 집회 금지 비판…"맞춤형 방역수칙 마련해야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서대문구 독립문과 종로구 보신각 등지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었다.

이들은 오후 1시께 보신각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집회 금지조치가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전광훈 목사는 입장문을 통해 "집회 전면금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를 포기한 행위"라며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집회의 자유라는 두 가지 목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이어 "야외 집회에 맞는 맞춤형 방역 수칙을 마련한 뒤 집회를 열도록 하고 관리·감독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의 이날 입장문은 법률대리인인 강연재 변호사가 대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하겠다"고 했으나 경찰의 통제에 막혀 자진 해산했다.
한글날 서울 곳곳 기자회견·차량시위…"정치방역"
광화문 인근에서 1천명 규모의 집회를 열려다 실패한 '8.15 시민 비상대책위원회'도 관계자 10명 미만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당초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모일 계획이었으나 광장 출입이 통제되면서 인근 호텔 앞으로 장소를 옮겨 회견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행정법원의 정치판결로 계획했던 집회가 무산돼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지하철과 카페에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야외·차량 집회를 막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했다.

개천절에 이어 이날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가 진행됐다.

애국순찰팀의 차량 9대는 이날 오후 1∼2시께 우면산터널로 서울에 진입해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 인근과 추미애 장관의 광진구 자택 근처로 오후 4시 30분께 행진한다.

우리공화당의 차량시위대는 오후 2시께 송파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출발해 잠실역∼가락시장사거리∼올림픽공원사거리∼몽촌토성역 코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글날 서울 곳곳 기자회견·차량시위…"정치방역"
◇ 광화문 일대 차벽 재등장…경찰 1만여명 동원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개천절과 비슷한 수준인 180여개 부대, 1만1천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서울에서 진행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의 관리에 나섰다.

광화문 일대에는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한 차벽이 설치됐다.

경찰 차벽은 광화문 일대 도로변에 들어섰으나, 광화문광장을 원천 봉쇄하지는 않았다.

광장 방향의 일부 출입구가 통제됐으나, 시민들의 통행을 돕고자 셔틀버스 4대가 운영 중이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은 오후 3시 현재까지 무정차 없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개천절에 서울 시내 진입로 90곳에 설치했던 검문소는 이날 57곳으로 줄였다.

다만 광화문광장 곳곳에는 케이블로 고정된 철제 펜스가 빼곡히 설치돼 일반인의 진입을 막았다.

골목마다 배치된 경찰들은 시민들에게 방문 목적과 신원 등을 물어보는 절차를 진행했고, 이로 인해 광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 인근으로 출근하던 30대 직장인 A씨는 "경찰들이 배치돼있어 한참 우회해서 걸어가다가 지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