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심장 섬유화' 위험도 예측
대동맥 판막이 들러붙는 협착증이 생기면 심장에 압력이 높아져 근육이 커지고 딱딱하게 굳어진다. 심장 근육이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심부전으로 이어지기 쉽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심장 섬유화로 인한 합병증 위험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현정·이승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심장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심장 섬유화를 측정해 심장 기능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앞선 연구를 통해 교수팀은 심장 MRI를 토대로 심장 섬유화를 수치화(ECV)했다. 그 결과 ECV가 높을수록 조직검사에서 확인한 심장의 섬유화가 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ECV와 실제 환자 치료 경과 등을 확인하기 위해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91명과 일반인 30명의 심장 MRI, 심장 초음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ECV가 높을수록 심장 이완기능이 떨어지고 호흡 곤란이 더 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5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ECV가 높고 심장의 이완 기능이 줄어들수록 사망률, 심부전 입원율이 높았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 판막이 노화로 망가져 제대로 열리지 않는 질환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신,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갑자기 사망할 위험이 있다. 심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1년 내 사망률이 20%를 넘는다.

이현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심장의 섬유화 정도는 심장 이완 기능과 예후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