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현황’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39개와 전문·원격대학 19개의 유가증권 투자원금은 1조5308억원, 원금 대비 평가손실액은 63억원으로 0.4%의 손실률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집계기간은 2019년 3월부터 지난 2월 사이다.
일반대학의 경우 약 1조3490억원을 투자해 123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0.9%에 그쳤다. 전문·원격 대학들은 투자원금 1812억원 중 187억원을 까먹고 10.3%의 손실률을 냈다.
유가증권에 200억원 이상 투자한 대학들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학교는 명지전문대다. 명지전문대는 투자원금이 213억원이었으나 지난 2월말 평가액은 93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손실률이 56%(손실액 119억원)에 달했다. 이어 경남대와 서강대의 손실률이 각각 8.9%(26억원), 8.3%(손실액 11억원)로 뒤를 이었다. 투자원금이 2903억원에 달하는 이화여대의 경우 손실률이 0.5%(14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포항공대는 수익률 14%를 기록해 높은 성과를 냈다. 지난 2월말 포항공대의 유가증권 평가액은 385억원으로, 투자원금과 비교해 47억원의 수익을 냈다. 홍익대는 사립대 중 평가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투자원금 3077억원에 평가차액이 64억으로 수익률이 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대학들이 증권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도 직접 책임을 물을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학은 적립금 중 등록금회계에서 비등록금회계로 전출된 적립금 상당액을 제외하고 전체 2분의 1 한도에서 증권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져도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서 의원은 “학생과 교직원의 교육 활동에 쓰여야 하는 적립금인 만큼 최소한의 안정성이 담보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부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