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노동개혁... 실제 내용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표면적으론 노동 유연성 강조하지만 노동계에 기울어져
# 기업별 노조 → 산별 노조
# 노동자 경영참가 및 공동결정
# 기업별 노조 → 산별 노조
# 노동자 경영참가 및 공동결정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의 ‘기업규제 3법’ 제안에 대해 지난 5일 ‘노동개혁’도 함께 추진하자고 되받았다. 야당발 노동개혁 논의가 촉발된 계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즉각 반발했다. 해고 요건 완화, 임금 유연화를 추진하자는 것인 만큼 ‘도로 박근혜당’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경영계는 일단 노동개혁 논의를 반기는 모양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나 ‘공정경제 3법은 늦추기 어렵다’는 발언을 한 직후여서 김 위원장의 노동개혁 화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위원장의 노동개혁론의 실제 내용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커졌다.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과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종래 소신을 밝히며 재차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노동개혁도 절실하다고 덧붙여 자신의 일관된 주장을 이어갔다.
경제민주화와 함께 지금껏 일관되게 김 위원장이 주장해온 노동개혁의 내용은 그의 책을 통해 살펴봤다. 2012년 출간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와 2017년의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다. 내용이 대부분 유사한 두 책에 나온 노동개혁의 요체는 비정규직 문제 등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이 때 노동개혁의 모델은 독일이다.
◇ 산별노조 중심의 독일 모델이 답?
영국의 기업 내 노조는 사업주와 갈등적 노사관계를 형성한 반면 독일 노조는 기업 밖에 있어 사업주와 대립이 심하지 않고 오히려 협력적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한국도 산업별 노조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업 밖으로 노조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별 노조는 사실 한국에서 노동계가 줄곧 추진해 왔다.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산업별 노조 조직이 생겨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실업자·해고자의 노조가입 허용도 ‘산별 노조’ 관점에서 보면 크게 낯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독일식 노사관계 모델 도입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기업별 노조 중심의 노사관계가 형성돼 온 한국은 산별 노조가 생기더라도 기업 내 노조가 축소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은 산별 노조, 산별노조의 지회나 지부 등과 이중 삼중의 교섭 요구에 시달려야 하는 만큼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더 큰 게 현실이다.
◇ 노동자 경영참여를 보장하되 노동 유연성 제고
한편 김 위원장은 독일식 노사관계 모델의 성공 요인이 노동자평의회에 있다고 한다. 노동자 경영참가의 한 모델이다. 한국 노동계가 요구하는 노동이사제와도 유사하다. 경영참가를 통해 노동자들의 이해를 먼저 구하면 노동의 유연화를 추진하는게 가능해진다고 김 위원장은 주장한다. 재벌개혁과 함께 노동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먼저 기울이면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개혁이 가능해 진다는 얘기다.
경영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야당발 노동개혁 논란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여당의 입법 폭주를 견제하자면 전략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경제민주화=사회적 시장경제’라는 김 위원장의 논리 체계에서 노동개혁은 한국의 노사관계 현실과는 상당 부분 동떨어져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게 여러 노사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종석 전문위원 jsc@hankyung.com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위원장의 노동개혁론의 실제 내용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커졌다.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과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종래 소신을 밝히며 재차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노동개혁도 절실하다고 덧붙여 자신의 일관된 주장을 이어갔다.
경제민주화와 함께 지금껏 일관되게 김 위원장이 주장해온 노동개혁의 내용은 그의 책을 통해 살펴봤다. 2012년 출간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와 2017년의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다. 내용이 대부분 유사한 두 책에 나온 노동개혁의 요체는 비정규직 문제 등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이 때 노동개혁의 모델은 독일이다.
◇ 산별노조 중심의 독일 모델이 답?
영국의 기업 내 노조는 사업주와 갈등적 노사관계를 형성한 반면 독일 노조는 기업 밖에 있어 사업주와 대립이 심하지 않고 오히려 협력적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한국도 산업별 노조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업 밖으로 노조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별 노조는 사실 한국에서 노동계가 줄곧 추진해 왔다.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산업별 노조 조직이 생겨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실업자·해고자의 노조가입 허용도 ‘산별 노조’ 관점에서 보면 크게 낯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독일식 노사관계 모델 도입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기업별 노조 중심의 노사관계가 형성돼 온 한국은 산별 노조가 생기더라도 기업 내 노조가 축소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은 산별 노조, 산별노조의 지회나 지부 등과 이중 삼중의 교섭 요구에 시달려야 하는 만큼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더 큰 게 현실이다.
◇ 노동자 경영참여를 보장하되 노동 유연성 제고
한편 김 위원장은 독일식 노사관계 모델의 성공 요인이 노동자평의회에 있다고 한다. 노동자 경영참가의 한 모델이다. 한국 노동계가 요구하는 노동이사제와도 유사하다. 경영참가를 통해 노동자들의 이해를 먼저 구하면 노동의 유연화를 추진하는게 가능해진다고 김 위원장은 주장한다. 재벌개혁과 함께 노동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먼저 기울이면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개혁이 가능해 진다는 얘기다.
경영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야당발 노동개혁 논란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여당의 입법 폭주를 견제하자면 전략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경제민주화=사회적 시장경제’라는 김 위원장의 논리 체계에서 노동개혁은 한국의 노사관계 현실과는 상당 부분 동떨어져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게 여러 노사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종석 전문위원 js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