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0대 노인에게 '청년' 장학금 나눠준 文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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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
고졸·중소기업·청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대졸·대기업·60대도 지급
"청년일자리 정책이 원칙없는
현금지급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사례"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
고졸·중소기업·청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대졸·대기업·60대도 지급
"청년일자리 정책이 원칙없는
현금지급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사례"
정부가 ‘고졸·중소기업·청년’을 지원하겠다며 마련한 국가장학금을 어느샌가 ‘대졸·대기업·60대’에게도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졸·중소기업·청년 계층을 지원함으로서 청년 고용시장 활성화하겠다며 2018년 ‘청년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신설돼 3년간 총 1200억대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기준없는 현금살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졸 후학습자 국가장학금(희망 사다리Ⅱ유형)지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기준 중소기업 청년 재직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 장학금을 받는 전체 인원 8699명 중 1707명은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인원의 19.6%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191억원중 27억원이 이들에게 지급됐다.
고졸이 아닌 사람도 지원을 받고 있었다. 장학금의 이름이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임에도 2020년 1학기에만 160명의 전문대 졸업생이 장학금을 받아갔다.
또 4명 중 1명 꼴로는 35세 이상의 ‘중장년’이 지원받고 있었다. 장학금을 지급받은 35세 이상 중장년은 1955명으로 22.5%였다. 심지어 전체의 6.8%인 531명은 50세 이상이었고 60대 이상도 58명이나 됐다. 결과적으로 지원기준이었던 ‘고졸’ ‘중소기업’ ‘청년’ 세가지 원칙이 모두 무너진 셈이다.
정 의원은 “청년일자리 정책이 어느새 원칙없는 현금지급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고졸·중소기업·청년’이라는 기본 원칙을 모두 포기하고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지금의 제도를 전면 재검토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고졸·청년·중소기업' 대상 장학금을 '대졸·50대·대기업' 직원이?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고졸 청년을 지원하겠다며 마련된 장학금의 지급 원칙이 무너지는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설립된지 1년도 안되서 청년 고용증진과는 관계없는 단순 현금성 지원 사업이 되버린 셈이다.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졸 후학습자 국가장학금(희망 사다리Ⅱ유형)지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시작된 이 사업에 정부는 2018년 288억, 2019년 502억, 2020년 385억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동안 총 1175억원 규모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청년 일자리 시장을 활성화 하겠다며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 패키지'와 함께 이 사업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시 이 정책을 소개하며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고졸 청년에게 대학 장학금을 100%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 역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들을 지원함으로서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전개했다.
하지만 다음해 정부가 직접 밝힌 이 기준은 즉각 무너졌다. 수요예측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나눠줄 예산부터 마련했던 이 장학금 사업에 지원자가 충분하지 않자 2019년 2학기부터 교육부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사원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며 은근슬쩍 기준을 넓힌 것이다. 기준이 바뀐 2019년 2학기와 2020년 1학기, 지난 1년 동안 장학금을 타간 16938명중 3157명은 대기업 재직자였다. 지급된 371억중 49억은 이들에게 돌아갔다. 재직 기업을 살펴보니 모두 삼성전자, 삼성생명,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우량 대기업 재직자들이었다.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장학금을 줘 중소기업 취업을 활성화 한다는 제도설립의 목적이 무너진 것이다. 심지어 ‘고졸’과 ‘청년’의 기준의 파괴는 암묵적으로 일어났다. 먼저 고졸이라는 원칙이 19년 1학기부터 무너졌다. 2019년 1학기 10명의 전문대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19년 2학기 53명, 20년 1학기 160명 1년 반동안 총 223명의 전문대 졸업생들이 장학금을 받아갔다.
청년 기준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최근인 2020년 1학기 지원대상 8699명 중 1955명은 35세가 넘는 중장년이었고, 50대 이상이 531명이었다. 50~60대가 청년 장학금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고용증진효과와 관계없는 현금살포가 ‘청년일자리’를 명목으로 기준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 일자리 예산이 고용 창출이 아니라 청년들을 보상하는 개념의 현금 복지처럼 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졸 후학습자 국가장학금(희망 사다리Ⅱ유형)지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기준 중소기업 청년 재직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 장학금을 받는 전체 인원 8699명 중 1707명은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인원의 19.6%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191억원중 27억원이 이들에게 지급됐다.
고졸이 아닌 사람도 지원을 받고 있었다. 장학금의 이름이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임에도 2020년 1학기에만 160명의 전문대 졸업생이 장학금을 받아갔다.
또 4명 중 1명 꼴로는 35세 이상의 ‘중장년’이 지원받고 있었다. 장학금을 지급받은 35세 이상 중장년은 1955명으로 22.5%였다. 심지어 전체의 6.8%인 531명은 50세 이상이었고 60대 이상도 58명이나 됐다. 결과적으로 지원기준이었던 ‘고졸’ ‘중소기업’ ‘청년’ 세가지 원칙이 모두 무너진 셈이다.
정 의원은 “청년일자리 정책이 어느새 원칙없는 현금지급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고졸·중소기업·청년’이라는 기본 원칙을 모두 포기하고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지금의 제도를 전면 재검토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고졸·청년·중소기업' 대상 장학금을 '대졸·50대·대기업' 직원이?
현금 살포로 변질된 청년일자리 사업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고졸 청년을 지원하겠다며 마련된 장학금의 지급 원칙이 무너지는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설립된지 1년도 안되서 청년 고용증진과는 관계없는 단순 현금성 지원 사업이 되버린 셈이다.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졸 후학습자 국가장학금(희망 사다리Ⅱ유형)지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시작된 이 사업에 정부는 2018년 288억, 2019년 502억, 2020년 385억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동안 총 1175억원 규모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청년 일자리 시장을 활성화 하겠다며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 패키지'와 함께 이 사업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시 이 정책을 소개하며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고졸 청년에게 대학 장학금을 100%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 역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들을 지원함으로서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전개했다.
하지만 다음해 정부가 직접 밝힌 이 기준은 즉각 무너졌다. 수요예측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나눠줄 예산부터 마련했던 이 장학금 사업에 지원자가 충분하지 않자 2019년 2학기부터 교육부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사원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며 은근슬쩍 기준을 넓힌 것이다. 기준이 바뀐 2019년 2학기와 2020년 1학기, 지난 1년 동안 장학금을 타간 16938명중 3157명은 대기업 재직자였다. 지급된 371억중 49억은 이들에게 돌아갔다. 재직 기업을 살펴보니 모두 삼성전자, 삼성생명,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우량 대기업 재직자들이었다.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장학금을 줘 중소기업 취업을 활성화 한다는 제도설립의 목적이 무너진 것이다. 심지어 ‘고졸’과 ‘청년’의 기준의 파괴는 암묵적으로 일어났다. 먼저 고졸이라는 원칙이 19년 1학기부터 무너졌다. 2019년 1학기 10명의 전문대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19년 2학기 53명, 20년 1학기 160명 1년 반동안 총 223명의 전문대 졸업생들이 장학금을 받아갔다.
청년 기준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최근인 2020년 1학기 지원대상 8699명 중 1955명은 35세가 넘는 중장년이었고, 50대 이상이 531명이었다. 50~60대가 청년 장학금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고용증진효과와 관계없는 현금살포가 ‘청년일자리’를 명목으로 기준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 일자리 예산이 고용 창출이 아니라 청년들을 보상하는 개념의 현금 복지처럼 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