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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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분배 지표인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5분위 배율이 여섯 배를 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득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소득의 약 여섯배라는 의미다. 2012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악이다. 통계청이 소득 양극화 통계가 이렇게 나빠진 현실을 가리기 위해 관련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통계청장 출신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통계청이 제공한 가계동향조사 분기 상세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계청이 사실상 통계 조작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통계청은 130억원을 들여 가계동향조사의 표본집단과 조사 방식을 바꾼 후 2019년 1분기부터 새로운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중 소득 분배 지표인 ‘5분위 배율’에 대해 지난해까지는 과거 방식과 새로운 방식의 통계를 같이 발표하다 올해 1분기는 돌연 새로운 방식의 지표만 공개하고 있다.

유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방식으로 계산한 2020년 1분기 5분위 배율은 6.08배로 추산됐다. 5분위 배율이 여섯 배를 넘어선 것은 2003년 전국 단위 통계가 시작된 이후 17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1분기 이전 지표가 가장 좋지 않았던 시점은 2018년 1분기 5.95배다. 당시 이런 통계 지표가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소득주도 성장’에 반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해 8월 황수경 통계청장이 강신욱 청장으로 전격 교체된 것이 이런 통계 지표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했었다.

실제 개편된 방식에 따라 나온 가계동향조사의 5분위 배율은 △2019년 1분기 5.18배 △2분기 4.58배 △3분기 4.66배 △4분기 4.64배 △2020년 5.41배 등으로 개편 전 지표보다 개선된 효과가 나온다.

유 의원은 통계청이 “소득불평등 통계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통계청이 통계 자료를 마사지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실이 통계청으로부터 받은 ‘전국 2인 이상 소득분포비교’ 표(2019년 1분기 기준)에 따르면 200만원 이상 저소득층 비율은 과거 통계에선 18.2%로 집계됐지만 바뀐 통계에선 14.8%로 나왔다. 통계 표본집단을 바꾸면서 저소득층 비율이 3.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반대로 1000만원 이상 고소득층 비율은 6.7%에서 8.4%로 1.7%포인트 올랐다.

유 의원은 “2018년 8월 통계청의 내부 가계동향조사 관련 회의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과 고소득 가구에 대한 포착률(반영율)을 높여 소득분배 지표의 정확성을 높인다’고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며 “130억원을 들인 결과가 고작 통계 조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동욱/서민준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