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분들, 홍남기 얼굴 봐두세요"…'전세 파동' 조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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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전세 계약' 놓인 홍남기 부총리
온라인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비꼬는 글 줄이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 등장
온라인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비꼬는 글 줄이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 등장
"마포구 집주인 여러분 홍남기 부부 얼굴 봐두세요. 전세 계약하러 오면 잘 좀 해주세요."최근 국내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홍남기 경제 부총리 부부 사진과 해당 내용을 담은 글이 함께 올라왔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영향으로 서울 시내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홍남기 부총리가 내년 1월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비꼰 것이다.
해당 게시글 아래에는 "우리 집 전세 드려야 할까 봐요. 15억만 받고 드려야겠어요, 얼마 전까지 10억 전셋집이 15억에 거래됐으니 저도 더도 덜도 말고 딱 15억만 받아야겠네요" "(홍남기 부총리에게) 절대로 전세도 주지 않고 팔지도 않을 겁니다" 대리인 보낼 수도 있으니 이름 석 자라도 기억해두셨다가 잘 좀 해주세요"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전세 계약' 앞둔 홍남기에 "다음 생에서 꼭"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가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전세기간은 내년 1월 만료된다. 개정 임대차법에 따라 홍남기 부총리가 추가로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지만 아파트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집을 비워 달라고 요청하면서 급하게 새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홍남기 부총리는 과거 경기 의왕에 아파트와 세종시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었으나 다주택 논란이 일면서 지난 8월 의왕 아파트를 처분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여파로 전국에서 퍼지고 있는 전세 파동을 직접 체험하게 된 홍남기 부총리의 상황을 비꼬는 글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같은 커뮤니티에는 "홍남기에게 전세주지 말라. 전셋집 구했다는 소리 들리면 안된다"는 경고를 담은 글이 올라왔다. 또 "홍남기 부총리님 다음 생에서는 꼭 임대사업자 만나세요"라는 글에서 작성자는 홍남기 부총리가 계약갱신청구권을 거부할 수 없는 임대사업자를 만났으면 우려가 없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홍남기 전세 구할까요? 월세 구할까요?"라는 글에서 작성자는 홍남기 부총리가 전세 대신 월세로 이사해 정부가 원하는 임대, 월세의 모범을 보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글에 카페 회원들은 "요새 전셋값 걱정에 잠을 못자고 있다. 법안을 만든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기존 세입자에겐 좋지만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이 상승하게 만든다. 기존 세입자에게만 좋은 법이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홍남기 부총리도 집주인에게 쫓겨났네요. 자업자득"이라는 글이 올라오며 홍남기 부총리가 처한 상황을 비꼬고 있다. 이들의 '전세 파동' 조롱이 단순한 놀림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실제로 홍남기 부총리가 임대차 계약을 맺을 당시 거주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은 6억3000만원가량이었으나 현재 같은 아파트 단지 전셋값은 8억3000만~8억5000만원 수준이다. 2년도 안돼 2억원 넘게 상승한 것이다.
이에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등장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홍남기 부총리에게 "장관님 이사하신다면서요. 전셋집 구하셨어요?"라고 질문한 뒤 "마포구 염리동에 매물이 3개밖에 없고 가격이 2억5000만원 올랐다는데 (전셋집 구하기가) 잘 되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