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로봇랜드에도 7000억 투입…13년 만에 삽 펐다 [세금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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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인천 로봇랜드 르포
경남 사례 참조해 테마파크 축소한 인천
로봇산업 클러스터 조성 위해 사업계획 수정
조정훈 "경남 전철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경남 사례 참조해 테마파크 축소한 인천
로봇산업 클러스터 조성 위해 사업계획 수정
조정훈 "경남 전철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세금 먹는 하마]는 전국 팔도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곳을 찾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취재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현재 우리나라에는 두 곳의 로봇랜드가 있다. 경남과 인천이다. 두 곳 모두 세금을 포함해 약 7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경남은 대규모 테마파크를 기반으로 로봇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걸었지만 개장 1년이 지난 지금 성적표는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인천 로봇랜드는 이제 막 삽을 펐다. 2007년 사업자 선정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한경닷컴> 취재진은 지난달 경남에 이어 이번엔 인천을 찾았다. 비슷한 금액이 투입되는 인천 로봇랜드는 경남 로봇랜드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게 관건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천도 경남도 7000억 투입…경남 실패 딛고 성공할까?
<한경닷컴> 취재진은 지난 13일 인천 로봇랜드를 찾았다. 인천 로봇랜드는 인천 서구 청라지구에 있다. 서울에서 공항철도에 몸을 실었다. 청라국제도시역에 내리면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도보로는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 대중교통으로는 시내버스가 있는데, 조금 돌아가야 하지만 버스 노선에 따라 30~50분 정도 소요된다. 아직 대중교통 여건은 좋지 않다는 평이다.인천 로봇랜드에는 국비 595억원, 지방비 595억원 등 세금 1190억원이 들어간다. 민간에선 5923억원이 투입된다. 현재는 세금 약 900억원을 들여 로봇타워와 로봇연구개발(R&D센터)가 들어섰다. 23층 규모 로봇타워에는 57개 기업이, R&D센터에는 5곳이 입주해있다. 아직까지는 76만9279㎡(약 23만평) 면적에 본격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황무지 위에 로봇타워와 R&D센터만 덩그러니 세워진 모습이었다. 당초 인천 로봇랜드에도 대규모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인천시는 지난 6월29일 "2007년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13년간 표류한 인천 로봇랜드의 조성실행계획 변경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계획한 테마파크를 34만m²에서 16만m²로 절반 넘게 축소하고 주거용지 4만3000m²를 전부 없애는 대신 산업용지를 5배 늘리는 방향으로 손질한 것이다.
인천 테크노파크 관계자 : 10여 년 동안 많은 고민을 이어왔다. 이제 막 토사 작업을 하는 단계지만 테마파크 보다 산업 클러스터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정훈 "인천은 경남 전철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정치권에선 인천 로봇랜드만큼은 경남 로봇랜드의 전철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남 로봇랜드도 인천 로봇랜드와 같은 7000억원 규모 사업이다. 이중 국비는 560원, 지방비 2600억원에 달했다.2012년 당초 승인시 주차장을 포함한 테마파크 면적이 57%였고 전체 중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포함한 비수익 부지가 83%를 차지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경남 로봇랜드는 대규모 테마파크를 개장했지만 만족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연간 150만명 방문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개장 후 1년간 약 20만명만 찾았다. 같은 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인천 로봇랜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문전일 로봇산업진흥원 원장에게 인천 로봇랜드 사업만큼은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른 개발·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보다 신중을 기해 사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정훈 의원 : 경남 로봇랜드 설립비용 7000억원도 매몰 비용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인천 로봇랜드가 전철을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로봇산업이 자동화를 통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우리 뿌리 산업 기업들이 기술 역량을 축적하며 기초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인천=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