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호영도 "불같이 화냈다"는 야당 경선위,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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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장의 조직 관리 첫 시험대
‘친박이 경선 주도한다’는 당내 비판에 김종인 인사 전격 번복
뒤늦게 들은 주호영 원내대표엔 “인사 번복 주도했다”는 루머
30~50대 골고루 포진, 중진 대신 변화 주도할 새인물 찾을 듯
‘친박이 경선 주도한다’는 당내 비판에 김종인 인사 전격 번복
뒤늦게 들은 주호영 원내대표엔 “인사 번복 주도했다”는 루머
30~50대 골고루 포진, 중진 대신 변화 주도할 새인물 찾을 듯
지난 12일 제 1 야당인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목이 집중된 뉴스는 단연 당의 경선준비위원회 출범 기사였다. 국정감사 시즌에 정치 현안으로 떠오른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미복귀 의혹 사건’도 뒷전이었다. 황교안 대표 시절 총선 후보 공천을 ‘호떡 뒤집듯’ 번복했다 선거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게 불과 반년 전 일이다.
당의 실무진이 이런 저런 위험을 경고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이날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인사를 철회하고 3선 의원인 김상훈 의원을 대신 임명했다. 당 안팎에선 2인자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인사 번복을 주도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하지만 주 의원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인사가 번복됐다는 사실을 나중에 (김선동)사무총장에게 전해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상황이 반전된 것은 유일호 전 부총리가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고 나서부터다. 박근혜 정부 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유 전 부총리가 ‘경선룰’을 관리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발단이 됐다. 당내 ‘친박 인사’들이 다시 결집하려 한다까지 얘기까지 돌았다. 이런 루머들을 확인한 김 위원장이 회의 당일 인사를 전격 번복했다는 것이 당내 인사들의 전언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계파 정치는 한국 정치에 백해무익하다는 소신이 반영된 인사”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무진들이 “인사 번복은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대표 출신인 최승재, 조수진 의원은 각각 소상공인과 언론 전략에 강점을 갖췄다. 박수영, 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재·보궐선거에서 현역 중진보다는 새 인물을 선호하는 김 위원장의 그간 발언과 맥이 닿는다는 분석이다. 최고령인 신동우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출신으로 서울시정 경험이 많고 정무감각도 겸비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서울 시장 선거에서 핵심 참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취약해진 당내 조직 기반을 재건하는 역할도 경선준비위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며 “재·보선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경선준비위가 대선기획단으로 확대개편될 수 있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당의 실무진이 이런 저런 위험을 경고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이날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인사를 철회하고 3선 의원인 김상훈 의원을 대신 임명했다. 당 안팎에선 2인자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인사 번복을 주도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하지만 주 의원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인사가 번복됐다는 사실을 나중에 (김선동)사무총장에게 전해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당 실무진이 주도한 경선준비위 인사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내 현안을 처리할 때 가장 우선 순위에 두는 게 인사 문제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직’을 제안받고 “청와대 경제수석을 바꾸면 받아들이겠다”고 응수, 결과적으로 입각에 실패한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비대위원장 시절 당의 실세인 친노그룹과 틀어진 결정적인 요인도 공천 인사 갈등때문이었다. 그런 김 위원장이 국미의힘 경선준비위 인선은 김선동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실무진에게 대부분 위임한 것으로 전해졌다.상황이 반전된 것은 유일호 전 부총리가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고 나서부터다. 박근혜 정부 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유 전 부총리가 ‘경선룰’을 관리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발단이 됐다. 당내 ‘친박 인사’들이 다시 결집하려 한다까지 얘기까지 돌았다. 이런 루머들을 확인한 김 위원장이 회의 당일 인사를 전격 번복했다는 것이 당내 인사들의 전언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계파 정치는 한국 정치에 백해무익하다는 소신이 반영된 인사”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무진들이 “인사 번복은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에 튄 불똥
인사 번복의 후폭풍은 거셌다. “지나치게 독선적인 당 운영이 구성원들의 마음을 떠나가게 하고 있다”(장제원 의원), “경선준비위원들은 서울·부산 시장 출마 포기 각서에 서명해야 한다”(정원석 비대위원장) 등 정제되지 않은 의견들도 쏟아지고 있다. 당장 주호영 원내대표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인사 번복을 주 대표가 주도했다는 루머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경선준비위원장이 원외 인사에서 원내로 바뀌었고 김상훈 의원이 주 대표와 같은 TK(대구·경북)라는 점 때문에 김종인과 주호영의 불화설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 경선룰과 보수 통합 등 정치 현안을 놓고 그동안 김 위원장과 주 대표가 보인 의견차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복수의 당 관계자는 “주 대표가 경선준비위원장 인사 번복 사실을 나중에 전해들었은 게 팩트”라고 확인했다.◆향후 경선룰 가늠자
당내에선 이번에 새로 꾸린 경선준비위가 앞으로 적지 않은 당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당연직(부위원장)으로 들어간 김선동 사무총장을 뺀 나머지 10명 위원들의 평균 연령은 52세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30대~50대 중반 전문가 그룹으로 채워졌다. 현역 의원의 경우 다선 의원들이 배제되고 초선 중심으로 꾸려졌다. 경선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다선 의원이 들어오면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전했다.비례대표 출신인 최승재, 조수진 의원은 각각 소상공인과 언론 전략에 강점을 갖췄다. 박수영, 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재·보궐선거에서 현역 중진보다는 새 인물을 선호하는 김 위원장의 그간 발언과 맥이 닿는다는 분석이다. 최고령인 신동우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출신으로 서울시정 경험이 많고 정무감각도 겸비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서울 시장 선거에서 핵심 참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취약해진 당내 조직 기반을 재건하는 역할도 경선준비위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며 “재·보선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경선준비위가 대선기획단으로 확대개편될 수 있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