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씨젠이 이달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상장종목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증시에서 최근 탈(脫)코로나19 움직임이 두드러진 것과 상반된다. 전문가들은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이 진행 중이고, 겨울에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매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코스닥 순매수 1위 씨젠…왜 쓸어담지?
씨젠은 14일 4.34% 오른 28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초에 비해 10.79% 상승한 수준이다. 외국인이 이 기간 씨젠을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은 66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도 코스닥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은 24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로나19 사태 뒤 씨젠을 가장 많이 샀던 개인은 이달 8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씨젠을 사들이는 건 유럽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13.1%), 이탈리아(8.9%), 독일(7.6%) 등에서 최근 1주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씨젠의 글로벌 매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여름휴가 뒤 확진자 수가 본격적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씨젠의 진단키트 수출이 7월 이후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 2분기 씨젠은 단가가 낮게 책정되는 남미에 주로 팔았는데 3분기에는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 유럽으로 많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얘기다.

계절적으로도 성수기다. 씨젠은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해 수출 허가를 받았다. 조만간 이 상품 매출이 본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점유율 상승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세를 감안하면 완만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