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 "생존 위해 애쓰는 인간의 모습, 역동적 춤으로 승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5년 만에 신작 올리는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
16~18일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온라인 공연
16~18일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온라인 공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예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의 고민거리를 예술로 승화시키려 했습니다. 달콤한 위로를 전할 수도 있었지만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았죠. 예술가라고 저만을 위한 춤을 출 순 없으니까요.”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교육자인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69·사진)은 14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의 기획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16~1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남 단장이 안무한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를 초연한다. 당초 대면 공연으로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관객 없이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다.
이 작품에선 구은혜, 알렉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 김용흠, 한지수 등 현대 무용수 14명이 무대에 등장해 약 60분 동안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 군상을 역동적인 춤으로 표현한다. 인생에 거듭 덮치는 시련을 견디다가 한 명씩 차례대로 탈락해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내용은 잔혹하지만 춤은 무겁지 않다. 왈츠와 비슷한 몸짓이 등장하거나 자유롭게 몸을 휘젓는 현대무용 특유의 특성이 나타난다. “닥쳐올 위기나 불안을 외면하려고 현대인들이 유희가 주는 쾌락에 몰두하는 상황이 교차하도록 안무를 짰습니다.”
남 단장은 1980년 프랑스 장-고단 무용단에 입단해 단원으로 활동했고, 귀국 후에는 경성대 무용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현대무용단 ‘줌’을 창단해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당시 기존 틀을 깬 그의 춤은 미국 스타일 위주의 한국 현대무용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교수로 위촉된 후 2018년 정년 퇴임을 하기까지 현대무용 인재 양성에 힘써왔다.
이번 작품은 그가 5년여 만에 무대에 올리는 신작이다. 남 단장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했던 ‘의자뺏기 놀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의자를 가운데 두고 뱅뱅 돌다 순간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를 많이 했잖아요. 어릴 적에는 단순히 유희로 즐겼던 경쟁이 어른이 되자 생존이 걸린 게임이 됐어요. 저 역시도 지금까지 오는 데 숱하게 경쟁했습니다. 뺏고 뺏기고….”
남 단장은 자신이 속한 세대가 인생을 회고하는 작품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벌써 제가 70세를 앞두고 있는데 그동안의 삶을 돌이켜보면 수도 없이 경쟁했어요. 저도 모르게 가해자가 됐던 적도 있었죠. 경쟁에 지친 모든 이가 자신을 성찰하도록 짠 작품입니다. ‘화합’을 강조하지만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최후의 생존자가 꼭 행복할까요? 제목처럼 이것은 유희가 아닙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교육자인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69·사진)은 14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의 기획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16~1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남 단장이 안무한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를 초연한다. 당초 대면 공연으로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관객 없이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다.
이 작품에선 구은혜, 알렉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 김용흠, 한지수 등 현대 무용수 14명이 무대에 등장해 약 60분 동안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 군상을 역동적인 춤으로 표현한다. 인생에 거듭 덮치는 시련을 견디다가 한 명씩 차례대로 탈락해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내용은 잔혹하지만 춤은 무겁지 않다. 왈츠와 비슷한 몸짓이 등장하거나 자유롭게 몸을 휘젓는 현대무용 특유의 특성이 나타난다. “닥쳐올 위기나 불안을 외면하려고 현대인들이 유희가 주는 쾌락에 몰두하는 상황이 교차하도록 안무를 짰습니다.”
남 단장은 1980년 프랑스 장-고단 무용단에 입단해 단원으로 활동했고, 귀국 후에는 경성대 무용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현대무용단 ‘줌’을 창단해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당시 기존 틀을 깬 그의 춤은 미국 스타일 위주의 한국 현대무용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교수로 위촉된 후 2018년 정년 퇴임을 하기까지 현대무용 인재 양성에 힘써왔다.
이번 작품은 그가 5년여 만에 무대에 올리는 신작이다. 남 단장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했던 ‘의자뺏기 놀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의자를 가운데 두고 뱅뱅 돌다 순간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를 많이 했잖아요. 어릴 적에는 단순히 유희로 즐겼던 경쟁이 어른이 되자 생존이 걸린 게임이 됐어요. 저 역시도 지금까지 오는 데 숱하게 경쟁했습니다. 뺏고 뺏기고….”
남 단장은 자신이 속한 세대가 인생을 회고하는 작품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벌써 제가 70세를 앞두고 있는데 그동안의 삶을 돌이켜보면 수도 없이 경쟁했어요. 저도 모르게 가해자가 됐던 적도 있었죠. 경쟁에 지친 모든 이가 자신을 성찰하도록 짠 작품입니다. ‘화합’을 강조하지만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최후의 생존자가 꼭 행복할까요? 제목처럼 이것은 유희가 아닙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