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여야 '내로남불' 심각…자기편도 비판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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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바로 서야 하고, 이 시스템을 운용하는 인간이 비판적인 사고를 해야 우리 사회 무너진 신뢰 회복될 겁니다."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연일 정부와 여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는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트러스트 포럼' 창립식에서 강연하면서는 '시스템'과 ''비판적 사고'를 강조했다.
'왜! 신뢰가 무너지고 있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진중권 전 교수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자극적 발언은 아끼는 모습이었다. 대신 우리 사회 전체 신뢰 하락의 문제, 그 뒤에 숨은 여야 행태에 위기 의식을 느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음모론의 확산이 가속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특징을 짚으면서 지지자들을 묶어 두기 위해 이 같은 시대 상황을 여야 불문하고 정치권이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음모론과 같은 가짜가 진실보다 더 진짜가 되면서 보수와 진보 양측이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개탄하면서 "이 음모론이 유튜브 등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공적 영역까지 들어오면서 사회 전체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성토했다.
특히 현 정권 들어서 자신들의 '내로남불'을 덮는 정부와 여당의 행위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한층 심각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편 아니면 모두 척결해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문제"라며 "최근 '예형' 발언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진중권 전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공식 논평에서 자신을 겨냥해 삼국지 인물 '예형'을 거론한 데 대해 '진중권을 죽이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제 정신이 아닌 듯"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자기 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편을 드는 세상은 잘못된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 모두 이성적 사고를 가져야 하고 지지 세력에 대한 비판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시스템이 서야 하고, 이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이 이성적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비판은 진정성의 문제다. 상대편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성이 장기적으로 쌓일 때 신뢰가 쌓이는 것이며 그래야 검찰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요새) 정부를 비판하고 있지만 잘 되라고 하는 것"이라며 "(저는) 도리어 보수에 대한 애정이 없다. 진보는 애정이 있어 이러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SNS에서 연일 정부와 여당을 항햔 비판도 견제해야 할 대상에 대한 감시와 비판일 뿐, 악감정이 개입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신뢰 역량을 갖춘 청년 리더 배출'을 목표로 한 트러스트 포럼의 이날 창립식에는 진중권 전 교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을 비롯해 사회 저명인사와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