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한 누리꾼은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BTS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을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내용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가 정말 국가를 지키는 전쟁인가"라며 "1950년 6월 북한은 구소련의 승인 아래 침략 전쟁을 했는데 이것이 전쟁의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듯이 북한이 한국을 침략했다. 한국인들은 중국과 북한 연합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가를 지켰다"라며 "이 전쟁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국가를 지키는 전쟁인 셈"이라고 했다.
이 누리꾼의 글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BTS 발언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 표출을 보도하는 상황에서 나와 극우 성향의 일부 중국 누리꾼들을 자극했다. 발끈한 일부 강성 애국주의 누리꾼들은 즉각 중국 사이버 법 위반 범죄 신고 사이트에 신고했으며 BTS 발언을 지지했던 이 계정은 삭제 조처됐다.
이들은 "중국 팬들이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항미원조의 역사 의미를 무시했으며 중국 인민지원군 선열을 모독했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BTS의 한국전쟁 언급을 지지하는 글을 올린 누리꾼은 사과문까지 올렸다.
이 누리꾼은 사과문에서 "BTS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으며 중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을 위해 변명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했다"며 "우리 사회에 나쁜 영향을 줘서 진심으로 사과한다. 중화민족의 아들과 딸로서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지킬 의무가 있으며 앞으로 국가의 이익을 앞세울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BTS는 지난 7일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받았고, 관련 수상 소감에서 한국전쟁에 대해 "양국(한・미)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환구시보는 이같은 BTS의 발언이 중국 내에서 한국전쟁에 참가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것이며 "미국의 입장에만 맞춘 편향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가 이후 삭제했다.
반면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은 이에 대해 "포용성으로 잘 알려진 보이그룹으로부터의 악의 없는 발언이었다"며 BTS를 옹호하고 나섰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BTS가 긍정적인 한미 관계를 지지하는 데 노력해줘서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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