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른바 '전세 난민' 신세가 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을 겨냥해 "정책 부작용을 실감했느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전세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가 전세대란 피해자가 되는 모습이다. 요즘 전세 구하는 사람들은 줄 서 제비를 뽑는 웃지 못할 현상도 생겼다"면서 "정부가 실행하는 주택 정책이 실질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무리하게 밀어붙인 임대차 보호법의 복수가 경제 수장을 겨냥하고 있다. 도끼로 제 발등 찍는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홍남기 부총리가 오도 가도 못할 처지라 하니 참 웃을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홍 부총리는 이제 우리가 왜 (부동산 정책이) 졸속이고 잘못이라 했는지 느끼나?"라고 따져물은 뒤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비대위원 역시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로또가 됐다"며 "홍남기 부총리가 전세 난민이 됐다는 기사를 봤다. 이제는 정부가 만든 대책들이 얼마나 탁상공론이고 현실을 무시했는지 실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경기도 의왕 아파트와 세종 소재 아파트 분양권을 가진 1가구 2주택자다. 정부의 고위공직자 다주택소유 금지 방침에 따라 홍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팔려 했지만 전매 제한 규정 때문에 처분하지 못했다.

이에 의왕시 아파트를 매도하려고 지난 8월 매매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세입자가 주변 전셋값 급등으로 다른 집을 구하지 못해 2년 더 살겠다며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을 행사, 결국 처분하지 못했다.

게다가 홍남기 부총리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전셋집 역시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집 주인이 전세 계약이 끝나는 내년 1월부터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홍남기 부총리 사례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맹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