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의 시즌 최우수선수(MVP) 격인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고 있다. 코리안투어 최강자라는 명예는 물론 5년간 코리안투어 시드권, 유러피언투어 출전권,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등 부상이 걸려 있는 만큼 선수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모양새다.

김태훈(35)은 1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GC(파72·7560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에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주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포기한 것. 김태훈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계속 꿈꿔왔던 제네시스 대상을 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 미국행을 포기했다”며 “제네시스 대상 수상에 욕심이 좀 난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 두 대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누적 제네시스 포인트 2870점을 기록하며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2975점으로 1위인 김한별(24)과는 105점 차이에 불과하다. 김태훈의 뒤를 이재경(2754점), 이창우(27·2623점), 이태희(2215점) 순으로 추격하고 있다. 더CJ컵에 참가한 김한별이 다음주 열리는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김태훈이 이 대회에서 34위(110점)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 1위에 오르게 된다

김태훈의 가장 큰 라이벌은 올해 최경주인비테이셔널 우승자 이창우다. 이창우도 제네시스 대상을 노리기 위해 더CJ컵 출전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이창우는 “더CJ컵에 끝까지 출전하고 싶었지만,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5년 시드가 걸려 있는 제네시스 대상 도전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했다”며 “남은 두 경기 가운데 한 게임에서 우승하면 사실상 대상 수상이 확정되는 만큼 매 대회 이를 악물고 공을 치겠다”고 했다.

김한별, 이재경, 이태희 등도 더CJ컵 이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뒤 대상 도전에 나선다. 선수들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다음달 5일부터 열리는 시즌 최종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면 대상 수상이 가능하다. 이창우는 “마지막 대회에도 선수들이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출전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실전 감각을 유지한 선수들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