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남 KIC 사장 "美 스타트업·ESG 투자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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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올들어 수익률 6.5%
전 세계 국부펀드 중 최상위권
고수익 비결은 장기분산 투자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결실
첨단 벤처 신속투자 체계 마련
전 세계 국부펀드 중 최상위권
고수익 비결은 장기분산 투자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결실
첨단 벤처 신속투자 체계 마련
정부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는 지난해 15.4%의 수익률을 냈다. 2005년 설립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올 들어 8월까지 수익률은 6.5%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3.6%)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세계 국부펀드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최희남 KIC 사장(사진)은 장기 분산 투자를 고수익 비결로 꼽았다. 최 사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따라가는 단기 투자보다는 긴 호흡으로 장기 투자를 한 게 주효했다”며 “KIC 직원의 역량을 집중해 여러 자산에 골고루 투자한 것도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2018년 3월 취임한 뒤 사내에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절대수익률 기준으로 평가 체계를 바꾸고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성과급 비중을 확대했다. 이런 변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면서 KIC 운용자산 규모는 2018년 1300억달러(약 149조원)에서 지난해 1573억달러(약 182조원)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사상 최대인 202억달러(약 23조4000억원)의 투자 수익을 냈다.
최 사장은 또 첨단 벤처나 스타트업에 신속하게 투자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그는 “스타트업 투자는 속도가 생명인데 내부 보고를 거치다 보면 투자 시기를 놓친다”며 “일정 금액 이하의 스타트업 투자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재량으로 자유롭게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속한 투자 결정을 통해 KIC는 지난해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 업체와 주식 투자 프로그램 업체에 투자했다. 최 사장은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새로운 유망 투자처를 발굴해 수익을 늘려가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 사장은 “올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1168억달러가 글로벌 ESG 펀드로 유입됐다”며 “KIC도 현재 3억달러 규모인 ESG 전략펀드 투자 규모를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향후 경기 전망을 밝게 보지 않았다. 국내외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V자’ 반등하기보다는 ‘U자’ 형태로 점진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2022년 하반기나 2023년 상반기가 돼야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별로 운용 역량을 키워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라는 뉴노멀 시대에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현재 세계 15위 수준인 KIC를 세계 10위권 국부펀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최 사장의 1차 목표다. 그러려면 1500억달러대인 KIC 자산 규모가 최소 3000억달러 이상이 돼야 한다. 최 사장은 “외환보유액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KIC 특성상 외환보유액이 급증하지 않는 한 단기간에 운용 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외환보유액뿐 아니라 각종 공제회나 중앙회 같은 공공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최 사장은 “2035년까지 KIC의 자산 규모를 4000억달러로 늘려 세계 일류 투자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인설/강진규 기자 surisuri@hankyung.com
최희남 KIC 사장(사진)은 장기 분산 투자를 고수익 비결로 꼽았다. 최 사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따라가는 단기 투자보다는 긴 호흡으로 장기 투자를 한 게 주효했다”며 “KIC 직원의 역량을 집중해 여러 자산에 골고루 투자한 것도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2018년 3월 취임한 뒤 사내에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절대수익률 기준으로 평가 체계를 바꾸고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성과급 비중을 확대했다. 이런 변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면서 KIC 운용자산 규모는 2018년 1300억달러(약 149조원)에서 지난해 1573억달러(약 182조원)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사상 최대인 202억달러(약 23조4000억원)의 투자 수익을 냈다.
최 사장은 또 첨단 벤처나 스타트업에 신속하게 투자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그는 “스타트업 투자는 속도가 생명인데 내부 보고를 거치다 보면 투자 시기를 놓친다”며 “일정 금액 이하의 스타트업 투자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재량으로 자유롭게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속한 투자 결정을 통해 KIC는 지난해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 업체와 주식 투자 프로그램 업체에 투자했다. 최 사장은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새로운 유망 투자처를 발굴해 수익을 늘려가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 사장은 “올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1168억달러가 글로벌 ESG 펀드로 유입됐다”며 “KIC도 현재 3억달러 규모인 ESG 전략펀드 투자 규모를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향후 경기 전망을 밝게 보지 않았다. 국내외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V자’ 반등하기보다는 ‘U자’ 형태로 점진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2022년 하반기나 2023년 상반기가 돼야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별로 운용 역량을 키워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라는 뉴노멀 시대에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현재 세계 15위 수준인 KIC를 세계 10위권 국부펀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최 사장의 1차 목표다. 그러려면 1500억달러대인 KIC 자산 규모가 최소 3000억달러 이상이 돼야 한다. 최 사장은 “외환보유액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KIC 특성상 외환보유액이 급증하지 않는 한 단기간에 운용 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외환보유액뿐 아니라 각종 공제회나 중앙회 같은 공공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최 사장은 “2035년까지 KIC의 자산 규모를 4000억달러로 늘려 세계 일류 투자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인설/강진규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