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시대, MS·IBM은 '직원 재교육·부서관리' 어떻게 하나
‘에듀테크(교육+기술)’의 급부상. 올해 교육계의 최대 화두다.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원격교육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도입한 원격수업은 부작용도 많았다. 교육 양극화에 따른 학력격차 심화가 대표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교육계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적응형 학습(adaptive learning)’이 도입된 스마트학교 설계를 추진 중이다.

생활 깊숙이 파고든 AI는 기업의 인적 자원(HR) 분야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돼 기존 직업을 대체하고, 새로운 직업군을 형성하면서 글로벌 인적 자원 체계 자체가 요동치고 있다. 올해 글로벌인재포럼에선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교육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AI가 바꾸는 HR 분야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지식을 공유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HR 트렌드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AI 시대 생존전략 및 철학을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 발자취’로 부서·직원 관리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근무환경이나 성과를 평가해야 했지만 근무환경이 디지털·클라우드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AI가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가능해졌다. 단순히 직원 개인의 성과 분석을 넘어 직원들이 소통하면서 남기는 ‘디지털 발자취’를 통해 조직원 또는 부서 간 관계를 빅데이터로 파악하는 기술까지 시도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분석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빅데이터 인사관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션을 주목해볼 만하다. 이재진 영국 리즈대 HR애널리틱스 연구원이 좌장을 맡아 AI가 가져올 인사관리의 혁신에 대해 논의한다.

기업들이 전 분야에 AI 도입을 서두르면서 기존 직원들의 재교육을 고민하는 기업 인사관리자를 위한 세션도 마련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회공헌단체 필랜트로피즈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장을 맡고 있는 배진희 총괄이 참석해 디지털 전환과 성공적인 직원 재교육 사례를 공유한다. AI시대 글로벌 HR 트렌드도 살펴볼 수 있다. 한국IBM과 SAP, 펍지의 HR 담당자들이 나와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HR 트렌드(직원 경험)를 생생하게 설명해준다.

해외 주요 국가의 AI 관련 핵심 인재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이 AI시대 골든 사이클에 올라타기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도 준비했다. 싱가포르의 평생교육 운동단체 ‘스킬스퓨처’의 마이클 펑 부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싱가포르의 인재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AI시대, 교육을 다시 말하다

올해 인재포럼에서는 ‘AI시대의 교육’을 주제로 유명 석학들이 참여하는 세션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AI시대, 다시 학교를 설계하다’란 주제의 세션에서는 폴 김 미국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원장이 발표자로 참석해 AI시대 미래 학교를 그려본다. 그는 교육학자이면서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임하는 교육공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수학자로 꼽히는 김민형 영국 워릭대 수학연구소 석좌교수는 AI시대에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2011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정교수로 임용된 인물이다.

‘통섭’이라는 단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AI시대, 다시 인간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인간과 AI의 관계를 논의한다. AI 확산에 따른 기업·학교·일상의 실질적인 변화를 논의하는 다른 세션들과 달리 AI문명과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해보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AI를 통한 ‘디지털 연결’을 시도해보는 논의의 장도 눈길을 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