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에스트로' 호칭 거부한 마에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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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도 평전
볼프강 슈라이버 지음
이기숙 옮김 / 풍월당
368쪽│2만5000원
볼프강 슈라이버 지음
이기숙 옮김 / 풍월당
368쪽│2만5000원
‘아바디아니(Abbadiani).’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인 세계적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의 팬들을 일컫는 말이다. 아바도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레너드 번스타인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 지휘자이자 클래식 음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마에스트로였다. 하지만 정작 그는 ‘스타 지휘자’나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것을 거부했다. 과묵하고 내향적인 성격의 아바도는 지휘대에서나 일상에서나 권위를 내려놨다. 그가 민주적 리더십과 탈권위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유다.
독일어권의 저명한 음악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볼프강 슈라이버가 쓴 《아바도 평전》은 아바디아니들이 무척 반가워하며 탐독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30여 년간 아바도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그의 예술 행로에 동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 아바도’와 ‘지휘자 아바도’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아바도의 육성과 저술, 그와 함께한 작곡가와 연주자 등 많은 동료의 목소리들을 통해 아바도의 음악적 이상과 신념, 그의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열정이 없으면 예술에서 제대로 된 것을 해낼 수 없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살면서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아라. 다른 예술과 학문도 익혀라” 등 슈만이 남긴 금언들로 아바도의 음악 인생을 설명한다. 아바도는 연주하는 작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도 매번 악보를 들여다보고 늘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고 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이런 배움의 자세는 한결같았다. “작품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휘자는 끝”이라고 굳게 믿었다. ‘시와 책을 사랑한 음악가’ 아바도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런던 심포니, 빈 국립오페라 극장, 베를린 필하모닉 등의 예술감독을 맡았을 때 다양한 예술 장르와 학문을 아우르는 종합예술 제전을 선보였다. 음악을 통한 사회 참여와 문화적 개혁, 청소년 교육 활동에도 열정을 불태웠다.
아바도가 어린이를 위해 직접 쓴 음악책 《음악이 울려 퍼지는 집》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그는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난처하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음악에서 저마다 다른 것을 찾습니다. 뭔가 지극히 개인적인 것,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의 메아리를 찾죠. 음악과 현실의 관계를 언제나 눈앞에 그려보세요. 음악은 저마다 그 시대의 메아리이자 초상입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독일어권의 저명한 음악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볼프강 슈라이버가 쓴 《아바도 평전》은 아바디아니들이 무척 반가워하며 탐독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30여 년간 아바도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그의 예술 행로에 동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 아바도’와 ‘지휘자 아바도’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아바도의 육성과 저술, 그와 함께한 작곡가와 연주자 등 많은 동료의 목소리들을 통해 아바도의 음악적 이상과 신념, 그의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열정이 없으면 예술에서 제대로 된 것을 해낼 수 없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살면서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아라. 다른 예술과 학문도 익혀라” 등 슈만이 남긴 금언들로 아바도의 음악 인생을 설명한다. 아바도는 연주하는 작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도 매번 악보를 들여다보고 늘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고 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이런 배움의 자세는 한결같았다. “작품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휘자는 끝”이라고 굳게 믿었다. ‘시와 책을 사랑한 음악가’ 아바도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런던 심포니, 빈 국립오페라 극장, 베를린 필하모닉 등의 예술감독을 맡았을 때 다양한 예술 장르와 학문을 아우르는 종합예술 제전을 선보였다. 음악을 통한 사회 참여와 문화적 개혁, 청소년 교육 활동에도 열정을 불태웠다.
아바도가 어린이를 위해 직접 쓴 음악책 《음악이 울려 퍼지는 집》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그는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난처하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음악에서 저마다 다른 것을 찾습니다. 뭔가 지극히 개인적인 것,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의 메아리를 찾죠. 음악과 현실의 관계를 언제나 눈앞에 그려보세요. 음악은 저마다 그 시대의 메아리이자 초상입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