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도 부업으로 돈 벌어봐요. 시간·장소 억제받지 않고 당일출금 가능, 원금손실 없음.”

지난달 30대 주부 이모씨에게 ‘OO맘’으로부터 인스타그램 팔로어 신청이 들어왔다. 이씨는 “프로필에 아이 사진이 걸려 있어 육아를 하는 또래 여성으로 보였고, 부업 투자로 돈을 번다며 같이하자고 했다”며 “호기심에 50만원으로 한 번만 해보려고 했지만 계속 추가입금을 유도해 총 8500만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인기 SNS인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주부를 노리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게임이나 도박을 미끼로 대리 베팅을 해주겠다며 입금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다. 평범한 주부인 것처럼 꾸준히 사진을 올려 계정을 관리하면서 친분을 쌓은 뒤 수익을 내준다며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15일 사기피해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벌어진 사기는 2018년 29건에서 2019년 589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집계된 것만 979건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 1300건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백주선 법무법인 융평 변호사는 “사기꾼이 실제 도박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도박을 빙자한 현금 편취가 목적인 경우라면 사이트의 불법성 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기만을 당한 것이기 때문에 피해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