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영도구에 따르면 최근 구는 짚와이어(짚라인) 실시설계용역 착수 보고회를 여는 등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짚와이어는 서로 다른 높이로 설치된 와이어로프에 무동력 탑승 장치를 활용, 이동하는 레저시설이다.
영도구가 추진하는 짚와이어는 이동 거리 500∼1천m에 달한다.
중리산에서 출발해 감지해변을 거쳐 옛 자유랜드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구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며, 스카이다이빙과 스카이워크 등 연계시설을 도입해 태종대 일대 관광 사업을 개발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짚와이어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환경단체들은 태종대 인근 생태계와 자연경관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짚와이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철근 등 구조물이 인위적으로 세워지다 보면 환경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남근 부산녹색연합 대표는 "태종대 인근 나무가 잘리는 등 숲이 파괴될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 "자연 환경적으로 따져봤을 때 태종대는 짚와이어가 들어서기 적절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종인 한국환경보호운동실천연합 회장 역시 "태종대는 산림이 울창하고 여전히 보존해야 할 나무가 많은 곳"이라며 "시민이 즐길 수 있도록 관광 개발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자연보호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태종대 인근에 설치될 짚와이어 존재 자체가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와이어를 연결하는 철탑들이 곳곳에 들어설 경우 태종대가 가진 해안 절벽 등 아름다운 풍광이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다.
2018년 제주도 우도에서 짚와이어 설치가 추진될 당시 철탑 등 시설물이 우도의 뛰어난 경관을 해친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태종대가 간직한 풍광 등을 살리면서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태종대를 둘러싼 자연환경을 국가에서 보존하고 관리하는 만큼 새로운 개발이 아닌 해안 절벽 등 기존 관광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관할 지자체인 영도구청이 짚와이어 설치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경우 본격적인 반대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