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한 슈퍼마켓 외부에 걸려있는 바나나 송이를 먹고 있는 박쥐. 사진 = 연합뉴스
싱가포르의 한 슈퍼마켓 외부에 걸려있는 바나나 송이를 먹고 있는 박쥐. 사진 = 연합뉴스
싱가포르의 한 슈퍼마켓에서 박쥐가 판매 중이던 바나나를 먹고 있는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지목되는 박쥐가 고스란히 녹화된 영상에 누리꾼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17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주롱 이스트 지역에 있는 페어프라이스 슈퍼마켓에서 최근 박쥐가 가게 바깥에 걸려 있던 바나나를 갉아먹고 있는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졌다.

동영상에는 비닐에 쌓여 있지 않은 채 매달려 있는 바나나를 박쥐가 갉아 먹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논란이 일자 페어프라이스 측은 전날(16일)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렸다.

업체 측은 "이번 일은 매점 밖에 전시된 광리 전시된 과일에서 일어났다"며 "이후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과일을 점포 안으로 옮겼고, 해당 과일들이 모두 폐기됐는지 점검 작업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물문제 연구교육협회'(Acres)의 칼라이 바난 부회장은 동영상 속 박쥐는 어린 '작은개얼굴 과일박쥐'로 싱가포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며, 주거 지역에서도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쥐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박쥐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황이다.

전염병 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인체로 넘어오면서 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에 서식하는 박쥐들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가졌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박쥐와 접촉한 이들은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