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치료비의 80~90%를 돌려주는 의료 실손보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입하는 보험이다. 보험금은 가입자가 치료비를 먼저 납부하고 나중에 보험회사에 청구하는 절차를 밟는다. 그런데 치료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당장 병원에 낼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증질환을 앓게 되면 한꺼번에 많은 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 소득이 적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럴 때는 의료비신속지급제도를 통해 보험사에서 병원에 줄 돈을 미리 받으면 된다. 신속지급 대상은 암이나 심장병, 뇌질환, 희귀난치성질환, 결핵 등 중증질환에 걸린 사람이다. 의료비 중간 정산액이 300만원 이상이어도 이용할 수 있다. 생활형편이 어려워 의료급여법의 수급권자로 지정된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의료비신속지급제도를 모든 병원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료급여법에 따른 수급권자는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종합병원, 종합전문요양기관, 상급종합병원 등 큰 병원에서만 가능하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보험사가 손해조사를 이유로 선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다. 일부 보험사는 환자에게 보험금 환수이행 확약서를 받기도 한다. 병원비를 내겠다며 돈을 받아서 다른 목적으로 쓰는 일을 막으려는 조치다.

보험금 미리 받는 '의료비신속지급제' 아시나요
신속지급제도로 보험금을 타려면 의료비 신속지급 신청서, 진료비 세부내역서, 병명확인 서류, 중간진료비 고지서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선지급 보험금은 예상 보험금의 70% 수준이다. 나머지 보험금은 최종 치료비를 낸 뒤 수령하게 된다.

한연희 < NH농협생명 강원FC사업단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