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여성에 더 가혹했다…취업자 감소폭 남성의 3배[신현보의 딥데이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현보의 딥데이터]
9월 고용동향 분석
女 경활율·고용률 9월 기준 최대↓
채용 축소·연기에 2030 고용 위축
"고용충격 완화 위해 특단조치 필요"
9월 고용동향 분석
女 경활율·고용률 9월 기준 최대↓
채용 축소·연기에 2030 고용 위축
"고용충격 완화 위해 특단조치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고용 한파가 여성과 2030세대에 더 매섭게 불고 있다. 특히 9월 여성 취업자 감소폭은 남성의 3배를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 없이 쉬었거나 구직을 아예 단념한 여성이 각각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숙박·음식점업과 교육 서비스업 등 타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 고용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청년층 고용을 창출하는 서비스업이 흔들린 데 이어 8월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으로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계획이 더 불확실해진 여파다. 전문가들은 여성과 청년층의 고용 충격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도 107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취업도 실업도 아닌 아닌 상태로, 일한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사람들을 가르킨다.
'쉬었음' 인구에서도 여성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육아, 가사 등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쉬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로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잠재적 실업자로 간주된다. 쉬었다는 여성은 5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4.3% 증가했다. 전체 숫자로는 남성이 189만6000명으로 여성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지만, 남성은 전월 대비 2.8% 하락해 상승세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아예 구직을 단념해버렸다고 응답한 여성도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여성 구직 단념자는 2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남성 구직 단념자는 3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7% 상승했으나, 사상 최대치를 찍은 8월에 비해서는 11.5% 감소했다.
취업에 실패한 사례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늘었다. 실업자의 경우 남성은 전년 동월 대비 취업 무경험자 수는 3.5%, 유경험자는 8.9% 상승에 그친 데 비해 여성은 취업 무경험자는 85.1%, 유경험자는 17.3%로 남성에 비해 크게 높았다.
최근 여성 종사자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경제적 타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업종에서는 여성 노동자 비율은 70%에 달한다. 9월 여성 취업자 수는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에서 각각 전년 대비 9.7%, 8% 감소했다.
실업률도 20대는 8.9%로 전년 동월 대비 1.5%P 상승했고, 30대는 3.6%로 전년 동월 대비 0.8%P 올라 가장 많이 올랐다. 40대(0.2%P) 50대(0.1%P) 60대(0%P) 상승에 그쳤다. 8월과 비교해도 20대는 1.2%P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30대가 0.7%P, 40대 0.3%P, 50대 0.2%P, 60대 이상 0.3%P 상승하며 2030세대의 실업률이 다른 세대에 비해 크게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5일 열린 '30대 기업 인사·노무 책임자(CHO)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채용 축소·연기, 서비스업 일자리 축소 등 청년층에 그 어려움이 집중되고 있다"며 "시험에 떨어질 기회조차 없는 '코로나 세대' 등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청년층은 직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경기 상황에 따라 노동시장 진입이 늦으나, 비경제활동인구로는 가장 먼저 나오는 경향이 있어 경기 흐름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실시한 '하반기 채용계획 변동성'에 따르면 조사한 197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0.3%가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코로나19로 회사 매출규모가 줄어들어서'(54.7%,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4일 정례회의에서 "국내경제는 더딘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며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종전에 내놨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1.3%)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2%에서 -1.3%로 하향조정하고, 최악의 경우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고용 전망'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특정 노동자층은 더 취약하다"며 "청년층이나 여성은 실직이나 빈곤 위험도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OECD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불안정하고 숙련도가 낮은 직업을 가지고 있고, 관광업이나 음식점업 등 위기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에 종사한다"며 "이들에 대한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특별한 조치(extraordinary steps)를 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올 초 시작된 코로나19 여파가 수습도 되기 전에 8월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하면서 기업들 채용계획이 더 불확실해진 면이 있다"며 "경기부양 정책과 함께 채용을 하고 싶어도 여건상 힘든 중소기업들을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이유 없이 쉬었거나 구직을 아예 단념한 여성이 각각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숙박·음식점업과 교육 서비스업 등 타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 고용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청년층 고용을 창출하는 서비스업이 흔들린 데 이어 8월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으로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계획이 더 불확실해진 여파다. 전문가들은 여성과 청년층의 고용 충격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女 취업자 수 낙폭, 男의 3배
18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9월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9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포인트, 1.5%P 하락하며 9월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줄어 이 또한 9월 기준 사상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남성(0.7% 감소)의 3배를 넘는 감소폭이다.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도 107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취업도 실업도 아닌 아닌 상태로, 일한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사람들을 가르킨다.
'쉬었음' 인구에서도 여성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육아, 가사 등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쉬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로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잠재적 실업자로 간주된다. 쉬었다는 여성은 5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4.3% 증가했다. 전체 숫자로는 남성이 189만6000명으로 여성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지만, 남성은 전월 대비 2.8% 하락해 상승세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아예 구직을 단념해버렸다고 응답한 여성도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여성 구직 단념자는 2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남성 구직 단념자는 3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7% 상승했으나, 사상 최대치를 찍은 8월에 비해서는 11.5% 감소했다.
취업에 실패한 사례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늘었다. 실업자의 경우 남성은 전년 동월 대비 취업 무경험자 수는 3.5%, 유경험자는 8.9% 상승에 그친 데 비해 여성은 취업 무경험자는 85.1%, 유경험자는 17.3%로 남성에 비해 크게 높았다.
최근 여성 종사자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경제적 타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업종에서는 여성 노동자 비율은 70%에 달한다. 9월 여성 취업자 수는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에서 각각 전년 대비 9.7%, 8% 감소했다.
채용 축소·연기에 청년 고용 위축↑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의 고용률이 가장 많이 떨어지고 실업률은 가장 크게 올랐다. 청년층 타격이 가장 극심했다는 게 수치로 드러났다. 9월 20대의 고용률은 55.5%로 전년 동월 대비 3.1%P 하락했고 30대는 74.1%로 2.4%P 떨어졌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5%P, 60대 이상은 1.1%P 하락에 그친 것과는 꽤 차이가 났다.실업률도 20대는 8.9%로 전년 동월 대비 1.5%P 상승했고, 30대는 3.6%로 전년 동월 대비 0.8%P 올라 가장 많이 올랐다. 40대(0.2%P) 50대(0.1%P) 60대(0%P) 상승에 그쳤다. 8월과 비교해도 20대는 1.2%P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30대가 0.7%P, 40대 0.3%P, 50대 0.2%P, 60대 이상 0.3%P 상승하며 2030세대의 실업률이 다른 세대에 비해 크게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5일 열린 '30대 기업 인사·노무 책임자(CHO)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채용 축소·연기, 서비스업 일자리 축소 등 청년층에 그 어려움이 집중되고 있다"며 "시험에 떨어질 기회조차 없는 '코로나 세대' 등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청년층은 직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경기 상황에 따라 노동시장 진입이 늦으나, 비경제활동인구로는 가장 먼저 나오는 경향이 있어 경기 흐름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실시한 '하반기 채용계획 변동성'에 따르면 조사한 197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0.3%가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코로나19로 회사 매출규모가 줄어들어서'(54.7%,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OECD "특별한 조치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경기는 불안정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과 청년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 위축은 앞으로도 지속될 우려가 커 획기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4일 정례회의에서 "국내경제는 더딘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며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종전에 내놨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1.3%)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2%에서 -1.3%로 하향조정하고, 최악의 경우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고용 전망'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특정 노동자층은 더 취약하다"며 "청년층이나 여성은 실직이나 빈곤 위험도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OECD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불안정하고 숙련도가 낮은 직업을 가지고 있고, 관광업이나 음식점업 등 위기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에 종사한다"며 "이들에 대한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특별한 조치(extraordinary steps)를 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올 초 시작된 코로나19 여파가 수습도 되기 전에 8월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하면서 기업들 채용계획이 더 불확실해진 면이 있다"며 "경기부양 정책과 함께 채용을 하고 싶어도 여건상 힘든 중소기업들을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