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잘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이 3차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홀로 코로나 바이러스 통제에 성공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중국이 경제 지표 등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압박에 위기에 처한 시진핑 주석이 해외자본을 끌여들어 내수 부양 등에 쓰기 위해 각종 지표뿐 아니라 코로나 확진자 수까지 포함해 지속적으로 좋은 수치를 내놓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오늘 3분기 GDP 증가율을 발표했습니다. 4.9%로 나왔습니다. 예상치인 5.5% 중반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디만, 계속적인 회복 경로에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중국의 GDP는 지난 1분기 -6.8%까지 추락했다가 2분기에 3.2% 증가로 반등했고 이번에 5%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온 겁니다. 9월 산업생산은 6.9% 증가했고, 소매판매도 3.3% 늘어났습니다.
'미국 돈 유치해 미국 잡겠다'…중국의 경제지표 조작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정기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 경제가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4개월 전인 6월 전망치(1%)에 비해 2배 가까이 상향 조정한 것입니다.

IMF가 주요 경제국 중 올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나라는 중국 외엔 없습니다. 올해 세계 성장률이 -4.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중국만 예외로 본 것입니다.
'미국 돈 유치해 미국 잡겠다'…중국의 경제지표 조작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의 전망 상향은 코로나19로 폐쇄됐던 공장들이 다시 문을 열면서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중국이 발표한 9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9.9% 증가한 239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좋은 지표 뿐 아니라 중국 정부는 자본시장 개방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월부터 '쌍순환'(雙循環·수출과내수활성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출 시장을 유지하면서 내수 위주의 자립경제를 키워 지속적 발전을 이루겠다는 겁니다.

덕분에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늘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외국인 직접투자는 작년 동기에 비해 23.7% 늘어난 142억5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올 1∼9월 사이 외자유치 금액도 1032억 달러로 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덕분에 위안화 가치는 급등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달러당 7.13위안이던 위안화 환율은 현재 6.7위안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내수를 살릴 수 있는 각종 물자 수입이 유리해진 형국입니다.

중국은 또 코로나 환자수도 극히 적은 수로 유지하고 있고, 지난 달 백신 개발도 끝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 관계자는 "중국은 자체 부채와 레버리지뿐 아니라 외화 부채가 많아 달러 수요가 크다"며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벌어올 길이 막히고 해외 기업들이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은 외자 유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 주석이 5조달러를 끌어들이고 국영은행을 통해 레버리지를 키워 경제를 되살리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해 경제 지표 등 수치를 부풀리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적 차원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실적을 부풀리는 자행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의 경제가 엉망인 가운데, 중국 경제와 기업들만 약진할 경우 세계의 투자자들은 중국으로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국채 금리는 연 2~3%로 미국이나 마이너스 상태인 유럽에 비해 훨씬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펀더멘털이 좋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 중국 재정부가 지난 15일 홍콩 시장에서 60억달러(약 6조8800억원) 규모의 달러 채권을 발행했는데 모두 3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습니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미국에선 중국 시장에 투자하라는 분석(UBS 등)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렇게 들여온 해외자금을 인공지능, 생명공학, 반도체 등에 집중 투자해 미래 산업에서 미국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질적으로 미국 등 해외 자본을 활용해 미국과의 기술 전쟁을 벌이는 데 쓰겠다는 뜻입니다.

그동안에도 월가에서는 중국 경제 지표를 신뢰하지않는 곳들이 있었습니다. 매월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하는 컨퍼런스보드의 경우 수년째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GDP 성장률보다 2~3% 포인트 낮은 자체 추정치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연구해왔습니다.
'미국 돈 유치해 미국 잡겠다'…중국의 경제지표 조작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