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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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나은행 서교동지점. 2층으로 올라가니 커다란 자판기 모양의 키오스크가 눈에 띄었다. 외화 동전을 넣으면 알아서 환전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머니플렉스’다. 신분증을 스캔하자 10개국 통화 중 환전할 통화를 선택하라는 알림이 떴다. 미국 달러를 선택하고 25센트짜리 동전 다섯 개를 넣었다. 하나멤버스 앱을 켜서 바코드를 입력하니 782원이 하나머니로 적립됐다.

은행들의 환전 이벤트가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뚝 끊겨서다. 대신 집 안 서랍 한구석에 쌓여 있는 ‘처치 곤란’ 외화로 짠테크할 수 있는 방법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핀테크 업체 코인트래빗과 손잡고 ‘외화동전 하나머니 적립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은행 서교동지점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외화 동전을 넣으면 자동 환전한 뒤 하나금융그룹 포인트인 하나머니로 적립해준다. 전국 5개 이마트 매장에도 외화 동전을 이마트 상품권으로 환전해주는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핀테크 업체 우디가 운영하는 외화 동전 키오스크 ‘버디코인’은 전국 5개 홈플러스 매장과 코엑스·수락산 도심공항터미널 등에 설치돼 있다. 적립 포인트는 스타벅스·GS25·배스킨라빈스·페이코 쿠폰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핀테크 업체들이 선보인 키오스크는 총 10~15개국 통화를 환전할 수 있다. ‘환전해봤자 동전만 생긴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자주 사용하는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받는 돈이 거의 ‘반토막’ 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시중은행에서 외화 동전을 매입할 때 액면가 가치의 50% 가격으로 사들이기 때문이다.

외화 동전이 서랍 속에 있으면 ‘기념 주화’일 뿐이다. 해외여행을 가서 그 동전을 다시 쓸 시기는 아직 기약이 없다. 무조건 아끼고 기다리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 자산이 아니던 것을 자산으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짠테크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