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무제-노란 타르와 깃털…장 미쉘 바스키아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장 미쉘 바스키아(1960~1988)는 중첩된 상징과 은유를 통해 억압에 저항하는 독창적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무제-노란 타르와 깃털(Untitled-Yellow Tar and Feathers)’은 바스키아가 1982년 로스앤젤레스에 처음 여행 갔을 때 그린 작품이다. 나무 패널을 이어붙여 이등분한 화면에 드로잉과 뒤엉킨 물감의 층(layer)들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품 하단에는 강렬하게 뻗어나간 붉은 터치로 타르와 깃털의 공격을 당한 잔인함을 극대화했다. 작품 전체에 깔린 노란색은 냉전시대에 중립국이나 제3세계 국가를 지도에서 표시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당시 사회의 세속성과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유색인종을 상징한다. 작품 상단은 이런 역경을 이겨내고 진정한 영웅이 돼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회고전 ‘장 미쉘 바스키아-거리, 영웅, 예술’전에서 이 작품과 함께 그의 예술세계 전반을 보여주는 작품 1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7일까지.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