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유세 동참 16개월만"…트럼프에 비호감 여성 유권자에 구애 예상
과거 영부인들, 남편보다 높은 인기 속 선거 역할 톡톡…힐러리만 예외
대선까지 이제 2주…칩거하던 멜라니아, 트럼프 유세 본격 합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대선을 2주 남기고 남편의 선거 유세에 뛰어든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찬조연설을 하기는 했지만 선거유세에서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호감도가 높지 않은 여성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N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동참할 예정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의 선거유세에 동참하는 건 16개월 만이라고 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작년 6월 유세가 마지막으로, 멜라니아 여사는 향후 2주간 동참할 유세 일정들을 최종 조율 중이다.

지난달 뉴햄프셔의 병원을 찾기도 했지만 이는 선거운동이라기보다는 영부인의 공식활동 일환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유세 동참엔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감으로 여기는 여성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측면이 있다.
대선까지 이제 2주…칩거하던 멜라니아, 트럼프 유세 본격 합류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과 지인을 잃은 국민을 위로, 남편과 상반된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국의 모든 어머니를 전사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로는 그렇지 않아도 많지 않던 외부활동을 더욱 줄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에 입성한 후로 남편의 정치적 활동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종종 유세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당시 10세였던 아들 배런을 돌보면서 적극적인 공개활동은 하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의 이러한 행보는 직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셸 여사의 경우 남편의 선거 유세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유세 행사를 마련하거나 기부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면서 적극적으로 남편을 지원했다.

국민 사이에 인기도 높아 참모들이 '종결자'라는 별명을 지어줄 정도였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대선가도에 영부인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지원을 한 셈이다.

멜라니아 여사의 행보는 바이든 후보의 아내 질이 전방위적으로 유세 활동을 하는 것과도 차이가 있다.

이러한 공백은 주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들이 메워왔다.
대선까지 이제 2주…칩거하던 멜라니아, 트럼프 유세 본격 합류
미국의 영부인들은 주로 대통령보다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남편의 선거 활동에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 여사는 1940년 영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했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부인 레이디 버드 존슨 여사는 남편의 재선을 위해 남부 지역을 기차로 돌며 유세를 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키 케네디 여사는 물론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 베티 포드 여사,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 등도 남편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며 남편의 지지율 유지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내 로라 부시 여사는 '비밀 병기'라는 별명마저 갖고 있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만 인기가 남편만 못해 남편의 재선가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NBC는 전했다.
대선까지 이제 2주…칩거하던 멜라니아, 트럼프 유세 본격 합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