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택 필맥스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필맥스 영업본부에서 암모늄 화합물을 적용한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김경택 필맥스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필맥스 영업본부에서 암모늄 화합물을 적용한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루미엔플러스는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유일한 항바이러스 필름 제품입니다."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김경택 필맥스 대표(사진)는 "암모늄 화합물을 적용해 바이러스의 이동 및 증식을 차단하는 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옛 서통 필름사업부에서 2003년 분사한 필맥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필름 생산업체다. 식품 포장용 필름부터 탄소나노튜브 복합소재, 2차전지 파우치용 무연신필름(CPP)까지 다양한 필름 품목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통 시절부터 이 회사에 재직한 김 대표는 2018년 3월 전문경영인으로 부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필맥스가 최근 선보인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항균제 중 하나인 암모늄이 함유된 제품이다. 이 회사는 암모늄 분자시스템 기술력을 보유한 한양대 한성환 교수팀과 산학 협력 방식으로 암모늄 항바이러스 필름을 개발했다. 필름 표면에 양전하를 띤 고분자 암모늄 화합물을 고르게 도포하는 게 이 제품에 적용된 핵심 기술이다.

필맥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항균 필름을 개발해 생산했다. 주요 수요처는 국내 유아용품 시장과 소비자의 안목이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한정됐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엘리베이터, 키오스크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수요가 급증하면서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한 필름을 새롭게 개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암모늄 화합물은 숙명여대에서 코로나19 대신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바이러스 방역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일반적인 항균 효과도 미사용 대비 35배 높은 만큼 항균·항바이러스 성능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리 등을 적용한 기존 항균·항바이러스 필름은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이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
필맥스는 올해 말까지 업무·상업시설, 아파트단지 등 다중이용시설에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을 무료로 공급하며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연내 필맥스 구미공장에 대량생산 설비를 완성해 내년 초부터 국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루미엔플러스 항바이러스 필름을 공급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루미엔플러스는 구리 필름에 비해 투명도가 높고, 접착제가 아닌 물로도 쉽게 부착할 수 있어 모바일 기기, 키오스크, 자동현금인출기(ATM) 등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했다.

필맥스는 이번 항바이러스 필름 출시를 계기로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을 보유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암모늄 화합물을 적용해 보건 기능을 강화한 섬유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필름 전문 기업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해서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